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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기타국가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58792381
· 쪽수 : 528쪽
· 출판일 : 2025-08-12
책 소개
목차
1일째
2일째
3일째
4일째
5일째
6일째
7일째
8일째
9일째
10일째
11일째
13일째
14일째
15일째
16일째
17일째
18일째
19일째
20일째
21일째
22일째
58일째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나는 다시 묻는다. “어떻게 된 일이죠?”
“계단 아래 쓰러져 있는 걸 발견했어요.”
“계단이요?”
“집에서요.”
“누구 집에서요?”
“우리 집에서요.”
“당신 정체가 뭡니까?”
“난 이 사람 아내예요.”
“아버지에겐 이미 아내가 있어요.”
“이 사람의 또 다른 아내예요.”
“아버지의 정부란 말이죠?”
“아니라니까요.”
기차가 도착한다. 레일이 진동하면서 압력파가 밀려든다. 문이 열린다. 나는 인파에 떠밀려 북적대는 객차 안으로 들어간다. 이 많은 사람 중 과연 몇 명이나 이중생활을 하고 있거나 비밀 가족을 숨겨두고 있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그것 자체는 별로 놀랍지 않다. 이미 숱하게 보고 들어왔으니. 콜걸로 일하는 줌바 강사. 잘나가는 부동산 중개인으로 위장한 러시아 스파이. 비밀은 그 가치가 적지 않다. 우리는 온전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취직을 위해, 평화를 지키기 위해, 이성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또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비밀이 없다면 자아도 없다. 사회 집단에서, 일터에서, 또는 결혼생활에서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거짓말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뻔뻔하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인 척할 수밖에.
“이 불륜…… 언제 시작됐습니까?”
“내가 서른두 살 때요.”
“그때 아버진요?”
“지금 당신 나이쯤 됐을 거예요.”
“아버지뻘 되는 남자를 상대로 그랬던 겁니까?”
“당신은 삼십 대 여자를 사랑하지 못할 것 같아요?”
“지금 내 얘길 하는 게 아니잖습니까.”
“정말요?” 그녀가 묻는다. “그래서 날 찾아온 게 아니었어요?”
나는 차마 그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다.
“내 존재가 불쾌하죠? 당신 아버지가 나랑 사랑에 빠진 사실을 믿고 싶지 않죠? 우리가 지금껏 가정을 이루고 살아온 사실도 인정하고 싶지 않을 테고요. 이게 왜 이상하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