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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두려워요, 투우사여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ISBN : 9788932476186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6-06-10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ISBN : 9788932476186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6-06-10
책 소개
1980년대 한국과 너무나도 닮아 있던 그 무렵의 칠레에서 날아온 반독재 러브스토리. 위대한 예술가 페드로 레메벨이 남긴 유일한 소설.
1980년대의 한국과 너무나도 닮아 있던
그 무렵의 칠레에서 날아온
가열찬 반독재 러브스토리
1980년대 칠레의 시가지 풍경은 같은 시기 한국과 무척 닮아 있다.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독재자가 있었고, 그에 맞선 민주 세력의 시위가 점점 거세졌다. 곤봉으로 무장한 경찰들은 사람들의 머리를 거리낌 없이 두들겼다. 지나가는 버스 안까지 최루탄이 날아들었다. 수많은 젊은이가 ‘경찰에 의해 실종’되자 그들의 어머니들이 집결하기 시작했지만, 그 나이 든 시위대는 집회 때마다 물대포를 얻어맞았다. 한국의 많은 독자는 이와 닮은 모습들을 기억하고 있거나 전해 들었을 것이다. 『두려워요, 투우사여』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카를로스는 이 풍경에 속한 사람이다. 독재에 맞서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고자 자신의 목숨까지도 바치려 하는 이 20대 청년은 역사가 사랑하는 부류의 인물이다.
반면에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 로카는 역사가 거의 주목하지 않았던 부류에 속하는 사람이다. 나이가 들어 드랙퀸에서 은퇴한 그녀는 부잣집 사모님들의 자수 주문을 받아 먹고사는 중이다. 스스로의 표현에 따르면 그녀는 늙어서 한물간 게이로, 이제 진심으로는커녕 빈말로라도 사랑한다고 말해 줄 사람을 만나지 못하리라 확신하고 있다. 1980년대에 한 나라의 수도 어딘가에 엄연히 존재했던, 그러나 민중과 민주를 숭앙하느라 바빴던 역사가 애써 모른척했던 작은 세계 안에서 아무런 희망 없이 저물어가던 사람. 역사를 일종의 지도처럼 펼쳐 놓는다면, 로카는 그 지도 위에서 카를로스와 가장 먼 곳에, 심지어 군사 독재 부역자들보다도 더 먼 곳에 존재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오직 사랑만으로 채워진 소설 『두려워요, 투우사여』가 시작하자마자 슬퍼 보이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소설 내내 로카가 꿈꾸는 단 하나의 목표, 즉 카를로스와의 사랑이 이루어지기에는 그와 그녀의 삶이 애초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카를로스는 로카에게 우정 이상의 감정을 느끼지도 않는다. 그는 자신이 속한 지하 저항 단체의 회합 장소를 제공하는 로카에게 늘 감사를 표하고, 거기에서 시작된 우정을 점점 더 키워 가지만, 한편으로는 로카가 자신에게 완전히 빠져들었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그녀의 애정 공세를 장난스레 받아넘길 뿐이다. 언제나 사랑에 목말랐던 탓에 이런저런 사랑을 다 마셔 본 로카는 카를로스와 자신이 이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단번에 알아채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혼자서 카를로스를 사랑한다. 상대가 점잖게 흘려 버리는 짝사랑을 스스럼없이 수행한다. 그 씩씩함이 이 소설의 기쁨이자 슬픔이 된다.
이루어진 사랑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오직 짝사랑으로만 이루어진 슬픈 세계
하지만 카를로스 역시 짝사랑 중이기는 마찬가지다. 조국을 향한 그의 사랑은 어떤 대가도 얻지 못하지만, 그는 그 사실을 잘 알면서도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태세다. 결국, 겉보기에는 아주 다른 인물처럼 보이는 카를로스와 로카는 사랑이라는 중요한 문제에 있어 완전히 닮은 꼴을 하고 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슬픔 속에 머물더라도 개의치 않는, 오로지 굳건히 수행하는 행위로써의 사랑. 『두려워요, 투우사여』에 스며 있는 이 굳건함은 저 아래에 묻혀 있던 슬픔을 어딘가 밝은 곳으로 끌어올린다.
실제로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피노체트 독재에 저항했던 인물이자 좌우 양측에서 동성애자라고 멸시받았던 페드로 레메벨은 조국을 사랑하는 일과 다른 인간을 사랑하는 일이 똑같이 아름답고 어렵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었다. 로카와 카를로스는 레메벨 자신이 품고 있던 하나의 덩어리와 같은 사랑을 두 개로 분리해 내놓은 캐릭터인 셈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두 주인공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와중에도 좀처럼 분열됐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무언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향해 모든 것을 내어준다는 일종의 강령, 페드로 레메벨이라는 이 세계의 신이 내린 강령이 그 둘을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사랑이란 걸 가진 적조차 없었던 독재자 피노체트는 이 소설에서 가장 불행한 인물로 묘사된다. 그가 겪는 일이라곤 끝없는 덧없음이 가져다주는 공포에 더 깊이 잠식당하는 것뿐이다.
오직 게이들만이 떠올릴 수 있는
바로크풍의 화려한 연출
『두려워요, 투우사여』가 선사하는 또 다른 즐거움은 화려한 연출이다. 작중에서 로카는 게이들만이 갖고 있는 화려한 감각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하는데, 레메벨 역시 이 소설 속 여러 곳에 그런 부류의 아름다움을 심어 놓았다. 과장된 메이크업과 화려한 레이스 장식을 닮은, B급 영화와 흘러간 유행가로 이루어진 이 소설 속 명장면들은 책벌레 계열의 작가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에너지를 전해 준다. 특히 극장에 간 로카가 <다이 하드 2>를 보면서 시작되는 교차 서술 장면은 B급 영화 같은 과장된 문법 속에 위태로운 현실을 녹여 넣으면서 다른 어느 소설에서도 볼 수 없는 기막힌 시퀀스를 선보인다. 타고난 끼와 감수성으로 숙명적인 슬픔을 돌파해 온 작가만이 써낼 수 있었을 이런 장면들은 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들의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다.
그 무렵의 칠레에서 날아온
가열찬 반독재 러브스토리
1980년대 칠레의 시가지 풍경은 같은 시기 한국과 무척 닮아 있다.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독재자가 있었고, 그에 맞선 민주 세력의 시위가 점점 거세졌다. 곤봉으로 무장한 경찰들은 사람들의 머리를 거리낌 없이 두들겼다. 지나가는 버스 안까지 최루탄이 날아들었다. 수많은 젊은이가 ‘경찰에 의해 실종’되자 그들의 어머니들이 집결하기 시작했지만, 그 나이 든 시위대는 집회 때마다 물대포를 얻어맞았다. 한국의 많은 독자는 이와 닮은 모습들을 기억하고 있거나 전해 들었을 것이다. 『두려워요, 투우사여』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카를로스는 이 풍경에 속한 사람이다. 독재에 맞서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고자 자신의 목숨까지도 바치려 하는 이 20대 청년은 역사가 사랑하는 부류의 인물이다.
반면에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 로카는 역사가 거의 주목하지 않았던 부류에 속하는 사람이다. 나이가 들어 드랙퀸에서 은퇴한 그녀는 부잣집 사모님들의 자수 주문을 받아 먹고사는 중이다. 스스로의 표현에 따르면 그녀는 늙어서 한물간 게이로, 이제 진심으로는커녕 빈말로라도 사랑한다고 말해 줄 사람을 만나지 못하리라 확신하고 있다. 1980년대에 한 나라의 수도 어딘가에 엄연히 존재했던, 그러나 민중과 민주를 숭앙하느라 바빴던 역사가 애써 모른척했던 작은 세계 안에서 아무런 희망 없이 저물어가던 사람. 역사를 일종의 지도처럼 펼쳐 놓는다면, 로카는 그 지도 위에서 카를로스와 가장 먼 곳에, 심지어 군사 독재 부역자들보다도 더 먼 곳에 존재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오직 사랑만으로 채워진 소설 『두려워요, 투우사여』가 시작하자마자 슬퍼 보이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소설 내내 로카가 꿈꾸는 단 하나의 목표, 즉 카를로스와의 사랑이 이루어지기에는 그와 그녀의 삶이 애초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카를로스는 로카에게 우정 이상의 감정을 느끼지도 않는다. 그는 자신이 속한 지하 저항 단체의 회합 장소를 제공하는 로카에게 늘 감사를 표하고, 거기에서 시작된 우정을 점점 더 키워 가지만, 한편으로는 로카가 자신에게 완전히 빠져들었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그녀의 애정 공세를 장난스레 받아넘길 뿐이다. 언제나 사랑에 목말랐던 탓에 이런저런 사랑을 다 마셔 본 로카는 카를로스와 자신이 이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단번에 알아채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혼자서 카를로스를 사랑한다. 상대가 점잖게 흘려 버리는 짝사랑을 스스럼없이 수행한다. 그 씩씩함이 이 소설의 기쁨이자 슬픔이 된다.
이루어진 사랑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오직 짝사랑으로만 이루어진 슬픈 세계
하지만 카를로스 역시 짝사랑 중이기는 마찬가지다. 조국을 향한 그의 사랑은 어떤 대가도 얻지 못하지만, 그는 그 사실을 잘 알면서도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태세다. 결국, 겉보기에는 아주 다른 인물처럼 보이는 카를로스와 로카는 사랑이라는 중요한 문제에 있어 완전히 닮은 꼴을 하고 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슬픔 속에 머물더라도 개의치 않는, 오로지 굳건히 수행하는 행위로써의 사랑. 『두려워요, 투우사여』에 스며 있는 이 굳건함은 저 아래에 묻혀 있던 슬픔을 어딘가 밝은 곳으로 끌어올린다.
실제로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피노체트 독재에 저항했던 인물이자 좌우 양측에서 동성애자라고 멸시받았던 페드로 레메벨은 조국을 사랑하는 일과 다른 인간을 사랑하는 일이 똑같이 아름답고 어렵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었다. 로카와 카를로스는 레메벨 자신이 품고 있던 하나의 덩어리와 같은 사랑을 두 개로 분리해 내놓은 캐릭터인 셈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두 주인공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와중에도 좀처럼 분열됐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무언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향해 모든 것을 내어준다는 일종의 강령, 페드로 레메벨이라는 이 세계의 신이 내린 강령이 그 둘을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사랑이란 걸 가진 적조차 없었던 독재자 피노체트는 이 소설에서 가장 불행한 인물로 묘사된다. 그가 겪는 일이라곤 끝없는 덧없음이 가져다주는 공포에 더 깊이 잠식당하는 것뿐이다.
오직 게이들만이 떠올릴 수 있는
바로크풍의 화려한 연출
『두려워요, 투우사여』가 선사하는 또 다른 즐거움은 화려한 연출이다. 작중에서 로카는 게이들만이 갖고 있는 화려한 감각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하는데, 레메벨 역시 이 소설 속 여러 곳에 그런 부류의 아름다움을 심어 놓았다. 과장된 메이크업과 화려한 레이스 장식을 닮은, B급 영화와 흘러간 유행가로 이루어진 이 소설 속 명장면들은 책벌레 계열의 작가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에너지를 전해 준다. 특히 극장에 간 로카가 <다이 하드 2>를 보면서 시작되는 교차 서술 장면은 B급 영화 같은 과장된 문법 속에 위태로운 현실을 녹여 넣으면서 다른 어느 소설에서도 볼 수 없는 기막힌 시퀀스를 선보인다. 타고난 끼와 감수성으로 숙명적인 슬픔을 돌파해 온 작가만이 써낼 수 있었을 이런 장면들은 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들의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다.
목차
두려워요, 투우사여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사랑하기 위해 삶 전부를 바칠래요
그 전엔 죽지 않아요
그것이 사랑이야
당신에겐 없는 것
그 망할 새파란 놈이 정말 내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할 줄 아나? 수염이 덥수룩한 놈들이 그렇게 자주 집에서 모임을 했는데? 아, 모여서 공부한댔지? 생각해봐, 응? 내가 모르는 척해준 건 다 그 사람 때문이야. 그 많은 상자, 그게 다 책이 든 상자라는 거짓말을 참아준 것도 잘생긴 남자한테 선심을 좀 쓴 것뿐이라고. 그렇다고 이런 수모까지 견딜 수는 없잖아. 그 새끼는 자기가 뭐라고 생각하길래 나를 이렇게 대하는 거지? 그래, 자기가 대학생이고, 얼굴 멀끔하고, 젊고, 눈이 그렇게 예쁘면…… 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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