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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 이야기
· ISBN : 9788932476599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26-10-2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1. 마망과 런어웨이 걸
- interview 끔찍하고 아름다운 마음의 풍경_필립 래럿스미스(이스턴 파운데이션 큐레이터)
2. 세상을 등질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
- interview 완벽한 순간, 순전한 기쁨_프랜시스 모리스(前 테이트 모던 관장)
3. 삶을 사랑하라는 전언
- interview 폐허에서 발견한 생의 얼굴_한선정(한영수문화재단 대표)
4. 우리는 모두 몸을 갖고 있다
- interview 예술 바깥에서의 사유_이건용(미술가)
5. 예술은 영성을 대신할 수 있는가
- interview 부재하는 것을 함께 경험하기_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예술감독팀
6. 접히지 않는 마음
- interview 장소와 관계 맺기_박소희(파마리서치문화재단 큐레이터)
7. 자기만의 방, 나의 토템들
- interview 감추어진 것을 들춰내는 일_이은실(미술가)
나오며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미술관에서 잘 운다. 평소에는 메마르고 딱딱한 나무 껍질처럼, 내 안의 연약한 존재를 숨기기 위해 가드를 올린 채 살아간다. 그런데 미술관에서는 다르다. 작품과 나만 있는 것 같은 공간, 사위가 고요하고 최적의 온도와 조명이 갖춰진 안전한 공간, 무엇보다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공간. 거기 있으면 내 고독한 처지가, 쓰라린 마음이, 못난 생각이 들키지 않을 것 같다. 그 안에서는 마음을 열고 작품과 무언가를 주고받을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예술에서 얻는 수많은 것─환희, 환기, 깨우침, 재미, 확장, 연결─가운데서도 특히 위로를, 나아가 구원을 얻는 순간을 애타게 기다린다._(들어가며)
나는 그 앞에서 멈춰 한참을 바라봤다.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면 물감의 투명도가 조금씩 다르다. 같은 회색인데 어떤 것은 안으로 가라앉고, 어떤 것은 표면 위로 부유한다. 설정한 제약 안에서 형태, 색조, 질감이 무한히 변주되는 그 아름다움은 사진으로는 절대 전달되지 않는 종류의 것이었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 낸 마틴의 그리드는 평면적인 격자에 불과하지만, 전시장 조명 아래 직접 마주한 그림은 공기 중의 먼지처럼 부유하는 빛의 파동을 발산한다. 그것은 오직 ‘세상을 등지고’ 작품 앞에 홀로 선 관람객에게만 허락되는 경험이다._(2. 세상을 등질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