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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88932908717
· 쪽수 : 430쪽
· 출판일 : 2009-03-30
책 소개
목차
코마
메타포모시스
트라이아스기
메타모르페우스
에오세
메타모포시스
코다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유감이지만 지금 걸치고 계신 것들도 받아 가야 합니다.」 사내가 내 옷을 보며 말한다.
「설마 진담은 아니겠죠.」 나는 지친 목소리로 말한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대신 아주 깔끔하고 무엇보다도 아직 아무도 입지 않은 <새> 작업복이 한 벌 있습니다. 지금 갈아입으시겠어요?」
「이건 말도 안 돼요.」
「압니다, 선생님. 하지만 규칙은 규칙이잖습니까? 이 작업복이 분명 맘에 드실 겁니다. 완전 새것이거든요.」
「<작업복>이라고요?」
작업복은 밝은 초록색이다. 신발과 반바지와 셔츠, 그리고 상당히 꺼끌꺼끌한 속옷과 세트로 제공된다.
나는 옷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는다. 머릿속이 하얀 벽처럼 텅 빈 느낌이다.
(……)
「이 손수건 말입니다.」 내가 옷가지 위에 올려놓은 손수건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모노그램이 새겨져 있는데요. 이건 내가 간직해도 됩니까?」
사내는 인부 한 사람에게 옷을 받아 가라는 시늉을 한다. 그러곤 손수건을 집어 들고 서류 받침대의 목록을 확인한다. 그는 뾰족한 연필로 목록을 두드린다.
「네. 손수건이 여기 명시돼 있긴 한데…… 이런 글자가 새겨져 있단 소리는 없군요.」 그는 손수건을 흔들더니 파란색으로 자수해 넣은 O 자를 주의 깊게 살핀다. 순간 사내가 자수 실을 뜯어 내 그것만 내게 건네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좋아요. 가지세요.」 그가 심술궂게 말한다. 나는 손수건을 받는다. 「대신 새로 받게 될 수당에서 그만큼 제해야 해요.」
「고맙습니다.」 신기하게도 공손한 태도를 보이기가 전혀 어렵지 않다. - 본문 193~194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