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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32915487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12-01-10
책 소개
책속에서
릭스가 설명을 늘어놓기 시작했지만, 나는 귀담아듣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주요 단어는 들었지만 진정으로 관심이 있는 건 릭스 씨와 헨더슨 씨의 몸짓 언어였다. 두 사람의 전체적인 태도.
내게 떠오른 생각이라고는 이들이 뭔가 숨긴다는 것뿐이었다. 이들은 나를 두려워했고, 솔직히 고백하건대 이 때문에 슬그머니 재미있기도 했다. 그래도 조직 고위층이 예고 없이 들이닥쳤을 때 예의 있게 대처하는 데 익숙한 지역 간부들이 통상 보이는 초조한 태도 이상이었다. 또 무언가 있었다. 어쩌면 둘 다 은근한 여성 혐오자들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여성을 향한 습관적인 반응은 냉소적이거나 심지어 강압적일 수도 있었다. (나는 이 공장에 대한 파일을 미리 찾아보고 왔다. 이직률이 평균 이상이었고 특히 여성 직원들의 이직률이 높았다. 또한 일반적인 정도 이상으로 고소 고발이 많아서 결국 산업 법정까지 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느끼는 날카로운 기운이 설명되지는 않았다.
스티븐 도와줘요.
어떻게?
나 지금 난국에 빠졌어. 그건 그렇고 어디예요?
집. 당신은?
파키스탄. 카라치. 다들 잘 있어요?
좋아. 와, 구세계를 걷고 있는 거네. 문제가 뭡니까, 아가씨?
새 일을 제안받았어요.
새 일 제안? 대체 그게 뭔데?
뭐, 먼저 기밀이래.
그래, 알았어.
게다가 툴란에서 하는 일이라네요.
농담이겠지. 아니, 농담을 들은 거겠지. 거긴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데잖아. 맞나?
맞아요.
설명해 봐. 좀이 쑤시네. 이거 좌천은 아니지? 바보 같은 짓 한 것 없잖아?
아, 좌천은 아니에요. 내가 바보 같은 짓은 많이 했지만 성생활만으로도 충분하죠. 회사에서 가길 원한대. 음, 설명하기가 힘들어요. 그 지역을 정찰하러 가래. 자세한 상황은 말할 수 없지만 내가 거기 정착하길 바라는 것 같아. 거기 살면서 사람들과 친해지고 그 사람들이 미래 변화에 어떻게 반응할지 알아내고 집합적 분위기를 예측하는 일 같아요.
하지만 거기 아무것도 없잖아. 뭐 있나?
산이 있죠. 산이 많고도 많잖아. 90만 명의 국민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