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외국희곡
· ISBN : 9788932912073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12-08-05
책 소개
목차
타르튀프 혹은 위선자
동 쥐앙 혹은 석상의 잔치
인간 혐오자
역자 해설: 몰리에르의 작품 세계
몰리에르 연보
리뷰
책속에서
도린: 제일 웃기게 하고 다니는 자들이
험담에는 항상 앞장선다니까요.
남녀 사이에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눈치가 보이면
여지없이 잽싸게 그 기미를 포착해서
사람들이 믿었으면 싶은 대로 얘기를 꾸며 가지고는
신 나게 소문을 퍼뜨리고 다니지요.
남들의 행동에 멋대로 색을 입혀 가지고는
그걸 핑계 삼아 자기들의 행실을 정당화하려는 거예요.
그렇게 남들도 자기들과 비슷할 거라는 기대를 품고서
자기들의 사랑 놀음에는 아무 잘못이 없다 하거나,
자기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을
다른 데로 좀 돌려놓을까 싶어서 그러는 거죠.
본문 26면, 「타르튀프」 중에서
타르튀프: 제 사랑을 가로막는 것이 하느님뿐이라면
그런 장애물을 치우는 것쯤이야 제겐 일도 아닙니다.
그것 때문이 마음 쓰실 필요는 없어요.
(……)
부인, 저는 양심의 가책을 없애는 기술을 알고 있답니다.
사실 하느님이 어떤 종류의 쾌락을 금하고 계시기는 하죠.
(간악한 자로 돌변하여 말을 잇는다)
하지만 하느님과도 타협하는 수가 있어요.
필요에 따라
양심의 끈을 느슨하게 하고
악행을 의도의 순수성으로
수정하는 기술이 있답니다.
(……)
어쨌든 양심의 가책을 없애는 건 쉬운 일입니다.
여기선 비밀이 완전히 보장되어 있으니까요.
사람들이 떠들어 댈 때만 죄가 되는 것이지요.
세상에서 떠들어 대야 죄가 되는 것이지
조용히 저지르는 건 죄가 아니에요.
본문 131~132면, 「타르튀프」 중에서
동 쥐앙: 뭐라고? 그러면 처음 만난 여자와 쭉 같이 살면서 그 여자를 위해 세상을 저버리고 그 누구에게도 눈길을 돌려서는 안 된다는 말이냐? 지조를 지킨다는 허명에 우쭐해서는 영원히 한 여인에 대한 사랑에 파묻힌 채 젊어서부터 우리의 눈길을 잡아끄는 그 아름다운 여인들을 아예 외면하라니, 그 무슨 시시한 짓거리람! 지조야 바보 같은 놈들한테나 좋은 거지. 아름다운 여인이라면 누구든 우리를 매료시킬 자격이 있어. 다른 여인들이 우리 마음을 얻자고 드는데 처음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그네들의 정당한 요구를 가로막는 특권을 지닐 수야 없지. (……) 사랑의 즐거움이란 상대를 바꾸는 데 있다는 거지. 온갖 찬사를 늘어놓아 아리따운 젊은 여인의 마음을 넘어오게 만들고, 매일 조금씩 관계가 진척되는 것을 확인하고, 항복하기를 꺼려하는 순진하고 순결한 영혼을 열정과 눈물과 한숨으로 공략하고, 여인의 소소한 저항을 철저히 짓밟고 그네들이 명예롭게 지키려는 양심의 가책을 무너뜨려 슬그머니 우리가 원하는 데까지 끌고 가는 것, 거기서 맛보는 즐거움은 그 무엇에도 비길 수가 없어.
본문 176~177면, 「동 쥐앙」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