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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32923086
· 쪽수 : 628쪽
· 출판일 : 2023-04-10
책 소개
목차
1940년 4월 6일
1940년 6월 6일
1940년 6월 13일
에필로그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전쟁이 곧 시작되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시들해져 있었고, 누구보다도 쥘 씨가 그랬다.
그런데 갑자기 4주 전, 루이즈가 살짝 구운 아니스크렘을 가져다주는데, 그가 미소를 짓더니 그녀 쪽으로 슬며시 고개를 기울이며 한 가지 부탁을 하는 거였다.
만일 그가 동침을 제안했다면 루이즈는 접시를 내려놓고 따귀를 한 대 갈기고는 차분하게 다시 서빙을 시작했을 거고, 쥘 씨는 가장 오래된 단골 하나를 잃고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물론 그것은 성적인 부탁이 맞기는 했지만, 그것은…… 글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까?
「당신의 벗은 모습을 보고 싶소.」 그가 말했다. 「딱 한 번만. 그냥 보기만 하고 다른 것은 안 해요.」
발전기들의 끊임없는 소음, 그러니까 그 철판들이 마치 미친놈이 울부짖는 것처럼 진동하며 내는 소리와 만성적인 습기에 섞인 경유 냄새 속에서, 9백 명이 넘는 병사들은 수만 세제곱미터의 콘크리트 아래에 묻힌 수 킬로미터의 지하 통로를 쥐새끼처럼 돌아다니며 살고 있었다. 르 마얭베르그에 들어서면 몇 미터 앞부터 낮의 빛은 사라졌고, 대대로 내려오는 프랑스의 오랜 적이 출현할 경우 반경 25킬로미터 주변에 145밀리미터 포탄을 발사할 준비가 되어 있는 벙커들로 통하는 궤도차가 끔찍한 소리를 내며 돌아다니는, 길고 컴컴한 통로만이 희미하게 분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