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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924793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4-11-01
책 소개
목차
홈 가드닝 블루
폭염주의보
바람직한 해
멍게 부케 폴리시
쓰나미 오는 날
골든컵
좋은 사람
D 고개의 춘룡절
작품 해설: 지연된 아포칼립스 양윤의(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최선을 다했냐고 물으면 대답할 말이 궁색했다. 에둘러 말하는 법을 능숙하게 익히지 못한 탓에 머뭇거리다가 겨우 한마디나 꺼내 놓을까. 그리워한다고. 초록별에도 파도치는 해변이 있을 테고 로즈메리는 이슬이 맺히듯 꽃을 피워 향기를 퍼트리겠지.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마중 나오지 못할 테니 다시 보려면 그 향기를 좇아 먼바다를 항해해야 할 것이다. 「홈 가드닝 블루」 중에서
나니, 가 일본어로 무엇, 을 뜻한다는 걸 학창 시절부터 알고 있었다. 친구들이 편하게 부르는 이름이 그것이었고, 나니나니 붙여 부르기라도 하면 애정의 높이만큼 말꼬리가 올라간다고 믿었다. 그때 친구들 중 연락이 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새삼 낯선 사람에게 그렇게 불리고 싶지 않았지만 이제 와 따뜻할 난에 빛날 희라고 해명하기도 어색했다. 어영부영하는 사이에 그녀의 호칭은 님이 빠진 나니로 굳어졌다. 「폭염주의보」 중에서
옆자리에 앉은 엄마는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나는 엄마 손을, 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부드러운 피부가 자랑이었던 손등이 거칠해졌다. 손을 쥐었다. 척추가 비뚤어질까 봐 엄마는 집에서도 브래지어를 벗지 못했다. 도로 손을 폈다. 그렇게 몇 번이나 손을 쥐었다 펴도 엄마는 잠에서 깨지 않았다. 「바람직한 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