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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4955108
· 쪽수 : 704쪽
책 소개
목차
1. 항해
2. 양무제梁武帝
3. 절벽 9년
4. 피살被殺
5. 그들의 이동
6. 도망逃亡의 산야山野
7. 가는 세월
8. 폐불廢佛 이후
9. 형장刑場의 이슬
10. 신심명信心銘의 시절
11. 길에서 만난 소년
12. 도신道信의 사람들
13. 5조 홍인五祖 弘忍
14. 육조단경六祖壇經
15. 잠행潛行과 수행修行
16. 조계산曹溪山 열었나니
17. 북종北宗 신수神秀
18. 6조六祖와 그의 사람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절벽 아래 앉아 있는 달마를 벽관반야밀壁觀般若蜜이라는 이름으로 불렀지만, 그가 벽만을 응시하는 하루하루로 9년을 채운 사실을 아무런 생각도 없는 상태로만 설명해서는 무엇인가 부족한 점이 없지 않다. 그것은 부처가 부처를 보는 바 불불상념佛佛相念의 경지였다.
“위 없는 보리菩提(지혜)는 실로 오랜 겁劫을 닦은 것이거늘 그대의 작은 뜻으로는 그 큰법을 구할 수 없으리라.” 그러자 신광은 그의 품속에 지니고 있던 단검短劍을 꺼내었다. 마치 달마를 찔러 죽일 것 같은 험한 형세였다. 그러나 신광은 제 왼팔을 쳐서 잘라내었다. 붉은 피가 하얀 눈에 뿌려졌다. 잘라낸 왼팔 한 토막을 신광은 그 무지막지한 아픔을 참고 스승 앞의 눈더미 위에 놓았다.
“몸으로써 몸을 삼지 않고 목숨으로써 목숨을 삼지 않은 바를 보인 그대가 이미 법法을 구할 만하도다”라는 스승의 말이 나왔다.
신광은 아픔을 눈 속에 파묻고 지그시 눈을 감았다. 스승이 말을 이었다.
“네 이름은 이제 혜가慧可이니라.”
“그 죄를 가지고 오너라! 죄를 여기 내놓아라! 뉘우치게 해주마.”
“죄를 찾아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때 혜가가 그 말에 화살을 퍼부어 쏘아대듯이, 그러나 단 하나의 화살이 그 많은 화살 가운데서 명중하듯이 대답했다.
“그대의 죄는 다 끝났다. 다 뉘우쳐졌다. 앞으로 불·법·승佛法僧에 의해서 함께 물지어다.”
“지금 스승 앞에서 승보僧寶는 알았으나 어떤 것을 불보佛寶, 법보法寶라 합니까?”
“보아라. 마음이 부처요, 마음이 법 아님이 없다. 부처와 법이 둘이 아니요, 승보 또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