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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34974246
· 쪽수 : 584쪽
책 소개
목차
도둑잡기; 1학년 가을
학칙은 살아 있다; 1학년 겨울
암살 게임; 1학년 봄
방관자; 2학년
학부모 초청 주간; 3학년 가을
학교 안과 학교 밖; 3학년 겨울
봄맞이 대청소; 3학년 봄
키스 그리고 키스; 4학년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나는 나의 소심함과 다른 아이들 눈에 띄지 않으려는 노력에 지쳐가고 있었다. 축구 시간에는 공을 놓칠까 봐 두려웠고, 원정경기 때문에 버스를 탈 때는 나를 싫어하는 애 옆에 앉게 될까 봐 걱정했다. 수업 시간에는 틀린 답이나 바보 같은 말을 할까 봐 두려웠다. 식사 시간에는 음식을 너무 많이 먹을까 봐 두려웠고, 감자 요리나 키라임 파이처럼 다른 애들이 싫어하는 음식을 나는 싫어하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 밤이 되면 디드와 신준이 내 코 고는 소리를 들을까 봐 걱정했다. 나는 늘 누군가가 나를 발견할까 봐 두려웠고, 막상 아무도 나를 발견해주지 않으면 서글펐다.
_<도둑잡기; 1학년 가을> 중에서
처음에는 크로스가 내 뒤의 등받이에 팔을 얹으려는 거라고 생각했다.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렸다. 하지만 크로스는 팔을 내 어깨 위에 걸쳤고 손으로 내 어깨를 감쌌다. 그리고 조금, 아주 조금 나를 끌어당겼다. 나는 그가 하는 대로 움직였다. 내 몸이 그의 몸에 닿았다. 내 다리가 그의 다리에 닿았고, 내 팔은 그와 나 사이의 공간을 채웠으며, 내 머리는 그의 머리 바로 밑에 있었다. 크로스의 행동이 놀라웠다. (…) 그러나 한편으로는 조금도 놀랍지 않았다. 크로스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그를 만지고 싶었다. 그런데 이제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었다.
_<학칙은 살아 있다; 1학년 겨울> 중에서
아빠 엄마가 이곳에 오기로 결정한 뒤, 나는 두 분이 오시면 어디를 구경시켜드릴까 자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두 분이 이곳으로 오는 중이라고 생각하니 두 분의 출현이 일종의 방해처럼, 심지어 거추장스러운 일처럼 느껴졌다. (…) 비록 원하는 걸 항상 얻을 순 없지만 나는 얼트라는 특권층의 일부였다. 나는 얼트의 언어를 사용했고, 얼트의 은밀한 계획들을 알고 있었다. 그날 저녁처럼 얼트에 대한 강한 소속감을 느꼈던 적은 없었다. 부모님이 오시는 중이었고, 나는 두 분이 이곳에 속해 있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마치 몸이 아플 때 건강하고 기운이 넘칠 때 왜 건강에 대해 감사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는 것처럼, 나와 다른 처지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만으로 무언가를 깨닫게 될 때가 있는 법이다.
_<학부모 초청 주간; 3학년 가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