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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34975168
· 쪽수 : 330쪽
책 소개
목차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종장
리뷰
책속에서
니시다 사무기 주식회사는 주로 사무기기 및 사무집기의 판매, 대여, 관리 그리고 사무용품을 판매하는 회사이다. 사무실로 돌아가자 고야마 부장이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장부에서 고개를 들어 후카세를 맞이했다. 일 때문이 아니라는 것은 고야마나 다른 사원들의 얼굴을 보면 안다. 종업원 열여덟 명인 이 회사에서 별실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사장뿐이고, 다른 사원들의 책상은 나란히 놓여 있다. 선배들이 입사 삼 년 차이지만 가장 젊은 후카세에게 기대하는 일은 단 하나.
커피를 내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특수한 기계를 쓰는 것은 아니다. 후카세가 입사한 해에 새로 바꿨다는, 가전제품 가게에서 오천 엔 이하로 파는 커피메이커가 탕비 코너 중앙에 놓여 있다. 하지만 커피 원두는 후카세가 가져온 것이다. 로스팅된 원두를 구입해 내리기 직전에, 역시 후카세의 개인 물품인 핸드밀로 간다. 처음에는 혼자 마셨지만 열 잔까지 내릴 수 있는 기계로는 한 잔보다 여러 잔을 만드는 편이 더 맛있기 때문에, 하는 김에 같이 마실 사람을 찾다보니 사원 모두가 후카세의 커피를 기다리게 되었다. 이제는 하루 한 번, 후카세가 동료 전원의 커피를 내리는 게 암묵적인 규칙이 되었다.
한 잔에 백 엔. 그 돈으로 원두를 사올 테니 각자 마시고 싶을 때 마음대로 마시라고 제안했지만, 원두 종류나 로스팅 정도에 따라 분쇄 방법도 달라지기 때문에 다소 비싼 원두를 초보자가 다루는 것은 아깝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결국 후카세가 없을 때는 마트에서 구입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원두를 썼다. 그래서 오늘처럼 오전부터 외근을 나간 날에는 그냥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따뜻하게 맞이해주는 것이다.
한숨 돌릴 새도 없이 후카세는 자리에 앉아 서랍에서 커피 원두가 든 봉투와 핸드밀을 꺼내 드륵드륵 갈기 시작했다. 대번에 사무실 안에 향기가 퍼졌다.
후카세 가즈히사는 살인자다.' 갑자기 눈앞에 닥친, 숨통을 단번에 콱 죄는 그 말을 간신히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오늘 하루의 흐름이 여기서 갈무리되지 않을까 하는 예감이 불현듯 가슴 한구석에 자라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