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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정치인
· ISBN : 9788934978817
· 쪽수 : 440쪽
책 소개
목차
1권 : 나의 삶 나의 신념
머리말_ 회고록을 시작하며
1부 삶에 대하여
1장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2장 인간은 왜 존엄한 존재인가 / 3장 인간 존엄성에 관한 나의 생각 / 4장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길
2부 살아온 길
1장 정신일도의 가르침 / 2장 어린 시절의 기억 / 3장 법관으로 임명되다 / 4장 부부는 일심동체 / 5장 유신정치의 그늘 / 6장 이승만 정권과 박정희 정권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3부 좋은 법관이 되는 길
1장 사법권 독립은 왜 필요한가 / 2장 법관의 자질 / 3장 적법절차주의와 사법 적극주의 / 4장 대법관의 판결
4부 다시 세우는 선관위의 위상
1장 중앙선거관리 위원장이 되다 / 2장 동해시 재선거 / 3장 선거법 개정을 제안하다 / 4장 영등포 을구 재선거 / 5장 마지막 카드
5부 운명의 갈림길
1장 김영삼 대통령의 초청 / 2장 감사원의 독립성 / 3장 감사원을 바꾸다 / 4장 율곡사업과 평화의 댐 감사 / 5장 188신고센터 / 6장 감사원장과 대통령과의 관계 / 7장 감사원을 떠나다 / 8장 감사원 개혁론
6부 국무총리의 도전
1장 느닷없이 대법원장 자리를 제의받다 / 2장 갑작스러운 제안 / 3장 군군신신부부자자 / 4장 국무총리는 왜 필요한가 / 5장 제2기 내각의 출범
7부 질풍노도와 같은 날들
1장 낙동강 수질오염 사건 / 2장 관행을 깨뜨리다 / 3장 국무총리로서의 회의와 고민 / 4장 내각 통할권의 기틀을 잡다 / 5장 첫 국정보고 / 6장 상문고 비리조사 지시 / 7장 대통령 해외 출국과 국무총리의 역할 / 8장 사전 선거운동 시비 / 9장 우루과이라운드 이행계획서 수정 / 10장 상무대 비리의혹 수사 특별 지시 / 11장 통일안보정책 조정회의 설치 / 12장 주사위를 던지다 / 13장 대통령과의 결판 / 14장 비열한 공격 그리고 대통령의 회고록
그 후의 이야기
이회창 어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렇게 속을 들여다보면서 나는 젊었을 때부터 ‘인간의 존엄성’, ‘존엄성 있는 삶’이란 문제에 집착해 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나는 아버지가 공산당의 ‘프락치’ 검사로 모략받아 투옥되면서 인간의 존엄성이 무참하게 짓밟히고 더럽혀지는 것을 경험했다. 그 후 6?25전쟁과 4?19 혁명, 5?16군사정변을 거치면서 마치 길거리에서 짓밟히고 흩날리는 낙엽처럼 너무나 어이없게 사람들의 존엄성이 무시되고 짓밟히는 일들도 목격했다.
법관이 된 뒤 나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일이 법관의 정의라고 믿었고 그 일에 충실하고자 했다. 감사원장이나 국무총리를 할 때도 또 정치에 들어와 정치인이 된 뒤에도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나 가치는 인간의 존엄성이었다. 내가 의도한 만큼 뜻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나는 우리 각자가 보람 있는 삶을 사는 길은 우리 스스로가 존엄성을 가진 삶을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누구나 소중한 사람으로 존중받는 고귀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내가 감히 어찌 그런 삶을 바랄 수 있나”하고 쉽게 물러서거나 포기해 버린다. 그러나 존중받는 고귀한 삶은 구름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주변에 있고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는 곳에 있다. 다만 우리가 잡지 않을 뿐이다.
나는 이제 새롭게 문민정부라는 이름으로 출범하는 김영삼 정부가 처한 이 시기의 시대정신은 공직사회를 비롯한 각 분야에 만연한 부정부패와 부조리를 척결하고 정직과 신뢰, 법치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국가개혁이 되어야 하고, 김영삼 정부의 국정 목표도 이러한 시대정신의 구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때 김 당선자로부터 개혁의 포부를 들으니 그것이 내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평생의 천직으로 삼아온 법관직을 떠난다는 것이 생각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틀 간 몸살을 앓듯 방황과 고민 끝에 감사원장직을 수락하기로 결단하고 그 뜻을 김 당선자에게 통고했다. 이 결단은 나에게는 운명의 갈림길이었다. 이 결단으로 나는 김영삼이라는 한국 현대 정치사의 주역인 한 사람과 참으로 굴곡 많고 애증이 엇갈리는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나는 감사원장으로서 꿈이 있었다. 비록 스스로 원해서가 아니라 김영삼 대통령 당선자의 요청에 의해 감사원장이 되었지만 일단 된 이상 감사원을 정말로 국민이 믿고 존경하는 국가기관으로 만들고 싶었다. 이 대한민국에 단 한 곳이라도 국민이 마음으로부터 믿고 의지하는 국가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국에서는 가장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기관으로 대법원과 군, 그리고 중앙은행인 연방 준비위원회를 꼽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감사원이 그런 기관이 되는 것이 나의 꿈이었다.
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이고 인권이 존중되는 나라이지만 힘이 없고 돈도 없어 자기 힘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 어려운 사람들,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는 약자들이 많다. 이러한 사람들의 호소를 들어주고 해결해주는 길은 사실 모든 국가기관이 명심해야 할 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