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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4998648
· 쪽수 : 260쪽
책 소개
목차
시작하며
1장 어머니, 저를 전적으로 놓으셔야 합니다.
CALLING
그저 잘 해주려고 한 것뿐인데
어른들의 표현방법
며느리는 손님입니다
선씨 집안의 해준이
김치 전쟁
STOP & GO
2장 남편은 대체 시댁에서 뭘 배운 거야?
누군가의 아들과 결혼한 여자들
진영이한테 물어볼게
호빈스플레인
왜 싸우면 너만 나가는 거니?
남편들아, 아내에게 부탁을 해라
제사: 죽은 사람은 언제 귀신이 되는가
고래와 새우: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우리는 모두 자기편이다
칠 대 삼
선씨 집안과 김씨 집안
3장 오빠 부모님에게는 오빠가 효도해!
효도가 셀프인 이유
‘낳을 의무’와 ‘길러준 은혜’
아들과 딸
잃은 것과 얻은 것
과연 중간이 있었을까
미래의 나의 며느리에게
안 싸우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마치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도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안부 전화도 드려보고, 시부모님께 편지도 써 보고, 수수하다고 하는 옷을 입어보기도 하고, 눈 딱 감고 열심히 모아온 내 ‘예쁜 쓰레기들’을 버려보기도 했다. 하지만 도대체 무엇이, 왜 변해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해서인지, 나의 변화는 그렇게 의미 없는 겉핥기만 반복됐다. 친정 엄마와 시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려보면서 어떻게 변해볼까 궁리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럴수록 나의 의문은 더 커졌다.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결혼했는데 왜 나를 지키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거지? 정작 나는 행복하지 않은데 내가 무엇을 찾아내야 하는 거지? 결혼을 통한 행복이란 왜 그토록 꽁꽁 숨겨져 있는 걸까?’
_‘시작하며’ 중에서
“어머니, 며느리는 손님이에요. 제 남편이 저희 집에 가면 그렇듯이 저는 아드님보다 멀고 어려운 존재입니다. 어머님 댁에서 설거지 같은 건 제가 호의로 해드릴 수는 있지만 저한테 하라 마라 하실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나를 보시던 시부모님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화가 났다기보다 어안이 벙벙하다는 표정이었다. 내가 며느리는 ‘손님’이라고 말한 것은, 거한 대우나 대접을 받고 왕처럼 시댁에 군림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손님이 집에 방문했을 때 주인이 ‘남의 집’이라는 장소에 와서 낯설고 조심스러워하는 손님을 배려하여 편안히 지내게 해주려는 것처럼 며느리에게도 그저 손님 대하듯 배려하고 조심스러워야 함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_‘며느리는 손님입니다’ 중에서
“나는 내 결혼생활도, 원래의 내 모습도 지키면서 살고 싶다고! 그게 뭐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이렇게 힘들어야 하는 거야!” 눈물과 콧물이 마구 흘러 뒤범벅이 되었다. 엉엉 우는 내 앞에 앉아 호빈도 따라 울었다. 그 이후 호빈의 태도가 처음으로 단호해졌다. 호빈은 홀로 부모님을 뵈러 대전에 갔다. “우리가 이혼하는 걸 바라는 게 아니시면 저희 좀 내버려두세요.” 아들 부부의 문제가 심상치 않은 것을 느끼셨는지 시부모님은 정말로 호빈의 요구를 들어주셨다. 결혼 후 5년 만에 처음으로 2주마다 한 번씩 터지던 시부모님과의 충돌이 사라졌다.
_‘STOP & GO’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