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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일

끝나지 않은 일

비비언 고닉 (지은이), 김선형 (옮긴이)
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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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일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끝나지 않은 일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69092333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24-04-29

책 소개

비비언 고닉 선집 마지막 책. 고닉이 여든넷에 발표한 최근작으로, 그간의 저작들에서 보여준 자기인식의 근간이 되어온 (다시) 읽기라는 행위를 자기발견의 방법이자 자기확장의 통로로서 고찰한다.

저자소개

비비언 고닉 (지은이)    정보 더보기
미국의 비평가, 저널리스트, 에세이스트, 회고록 저자. 우크라이나 출신 노동자 계급 부모의 딸로 1935년 뉴욕에서 태어나 좌파 공동체 안에서 성장했다. 뉴욕시립대학교에서 문학 학사 학위를, 뉴욕대학교에서 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69년부터 1977년까지 미국 최초의 대안 주간지 〈빌리지 보이스〉 기자로 활동하면서 미국 페미니즘 운동에 추진력을 불어넣었다. 그 외에도 〈뉴욕 타임스〉 〈뉴욕 리뷰 오브 북스〉 〈타임〉 〈애틀랜틱 먼슬리〉 〈네이션〉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하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구축해나갔다. 주요 저서로 『성차별적 사회의 여성』 『미국 공산주의라는 로맨스』 『사나운 애착』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연애 시대의 종말』 『상황과 이야기』 『내 인생의 남자들』 『오래된 꿈』 『짝 없는 여자와 도시』 『끝나지 않은 일』 『멀리 오래 보기』 등이 있다. 구겐하임 펠로십, 윈덤캠벨상 논픽션 부문, 로버트 B. 실버스 문학비평상 등을 받았으며, 다수의 작품으로 전미도서상,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더뉴스쿨, 하버드대학교, 아이오와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쳤고, 현재 뉴욕에 거주하고 있다. 『연애 시대의 종말』에서 고닉은 사랑의 신화가 종말을 맞은 오늘날의 시대를 자신만의 날카롭고 생생하며 지적인 문장으로 포착해 보여준다. 그는 버지니아 울프, 이디스 워턴, 케이트 쇼팽, 진 리스 등이 쓴 20세기 탁월한 문학작품을 들여다보며 사랑과 결혼, 이별과 배신의 장면들을 탐구해, “그렇게 그들은 결혼해서 평생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의 시대가 완전히 끝났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출간 당시 〈뉴욕 타임스〉 〈뉴요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스턴 리뷰〉 〈커커스 리뷰〉 등 수많은 매체에서 비평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찬사를 받으며, 그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비평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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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 (옮긴이)    정보 더보기
울창하고 낯선 텍스트의 숲 어귀, 빛이 달라질 때마다 자꾸만 모습을 바꾸는 외국어를 더듬고 어루만지는 번역가. ‘pang’을 형언할 수 없는 환상통으로 감각하고, 한번 pang을 당한 자아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믿는다. ‘Poignant’은 pang이 꿰뚫고 지나간 자리에서 가라앉는 어떤 찬란한 사무침의 형용사. 우리에게 앎을 주고 깨달음을 주지만 또한 우리를 찌르고 상처입히고 관통하는 문학 같은. 감춰뒀던 의미를 급작스럽게 드러낸 단어로는 ‘Bless’가 있다. 축복의 빛깔은 무얼까? 무구한 폭포수의 물방울도, 함부로 바다에 엎질러진 유독한 유막도, 특별한 빛이 비추는 어느 순간에는 ‘iridescent’하다고 말하고 싶다. 허구 속의 타자가 자신의 거울이 되었을 때 터져 나오는 진짜 감정, 우리가 닿을 수 있는 유일한 빛. 그게 내가 아는 ‘reflection’이다. 산문집 《디어 제인 오스틴》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프랑켄슈타인》, 《시녀 이야기》, 《가재가 노래하는 곳》, 《솔로몬의 노래》, 《사악한 목소리》, 《오만과 편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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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자아분열이 유발하는 두려움과 무지, 그로부터 올라오는 수치심, 수의처럼 우리를 뒤덮어 말려 죽이는 그 미스터리는 항상, 언제나 문학의 관건이었다. 그리고 또한 좋은 책이 우리를 감동시키는 힘, 글에 암묵적으로 내재하는 그 힘의 원천을 알게 되었다. 그 힘은 산문의 신경 어딘가에 붙들려 담겨 있다. 그것은 어김없이(흡사 원초적 무의식에서 나오듯) 우리를 끈질기게 사로잡는 어떤 상상이었다. 균열이 아물고 부분들이 합체되고 연결에의 갈증이 기가 막히게 해갈되어 잘 작동하게 된 인간 존재의 상상이었다. 과거에도 또 지금도, 내 생각은 같다. 위대한 문학은 통합된 실존이라는 업적이 아니라, 그 위업을 향해 발버둥 치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각인된 분투의 기록이다.


안다, 나도 안다, 그런 일은 없었다는 걸—그날의 기분으로 돌아갔고, 그때마다 차라리 내 기억과 얽히고설킨 이 심리적 혼돈에 몸을 던져 완전히 침잠해버리면 다시 빠져나왔을 때 자유로운 여자가 되지 않을까 상상했다. 그러나 혼돈에 가까이 다가가기 무섭게, 나도 뒤라스처럼 홱 방향을 돌려 회피해버리곤 했다. 뒤라스와 달리, 나는 앞뒤 재지 않고 엎어져 욕망의 열병을 앓지 않았다. 이제 나는 그게 뒤라스가 생을 바쳐 집착한 감정의 자유낙하를 확증하기보다 차라리 은폐하려는 계산이라는 걸 안다. 그럼에도 결국 나 역시 뒤라스와 똑같은 집착에 구속받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는데, 그건 그가 성애의 망각에 평생을 바치고도 자유를
얻지 못했듯이 어른이 된 나의 앎도 나르시시스트적 상처에서 나를 해방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긴츠부르그는 성장기에 겪은 가족의 감정적 폭력으로 시작해 끝도 없이 서로를 향해 소리를 질러대는 부모에게 자신과 형제자매들이 얼마나 화가 나 있었는지, 또 온 가족이 아버지의 터무니없는 감정 기복에 얽매여 얼마나 고통받았는지를 기억한다. 자기방어는 감정적 거리를 만들어내게 했고, 이는 훗날 무거운 대가로 돌아온다. 청소년기에 그는 자기 자신을 비현실적이라고 느끼다 곧 주위 모든 사람까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자 “돌처럼 굳은 얼굴”을 하고 만사에 호전적으로 시비를 걸게 된다. “이따금 우리는 오후 내내 각자의 방에 혼자 앉아 생각에 잠기곤 했다. 막연한 현기증을 느끼며 다른 사람들이 정말 존재하기는 할까, 우리가 상상 속에서 꾸며낸 존재는 아닐까 의문을 가졌다. (…) 어느 날 우리가 불시에 뒤돌아보면 아무것도 없고, 아무도 없어서, 텅 빈 공허만 응시하게 되는, 그런 일도 가능할까?” 어느새 모든 것을 포괄하는 이 영적 거리감은 다른 사람들에게 잔인한 행위를 저지르며 도착적 쾌감을 즐겨도 된다는 면허가 되어버린다.


도서 정보 제공 : Yes24(www.yes24.com), 알라딘(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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