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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정치비평/칼럼
· ISBN : 9788935656905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06-08-30
책 소개
목차
어떤 서사(序辭) /고은
제2개정판을 내면서
증보판을 내면서
머리말
연보
찾아보기
1장
광복 32주년의 반성
0.17평의 삶, 7달러의 인생
서대문형무소의 기억
2장
불효자의 변
언제부터인지, 어째서인지
제복과 유행의 사상
크리스찬 박군에게
3장
중국이란 어떤 나라인가
모택동의 교육사상
주은래 외교의 철학과 실천
중국 평화 5원칙 외교의 안팎
제3세계는 왜 중국을 바라보는가
4장
베트남 35년전쟁의 총평가
베트남 정전협정의 음미
종전 후 베트남의 통합 과정
5장
냉전의 역사와 전개
독일 통일문제를 보는 눈
소련 반체제 지식인의 유형과 사상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병석에 누워 계시던 어머니는 "아들이 어디로 갔는냐?" "왜 돌아오지 않느냐?"는 말만을 되뇌시다가 돌아가셨다고 했다. 어머니 연세 여든여섯이었다.
집에서 장례식이 거행되는 시간에 맞추어 나는 먹지 않고 남겨둔 아침 가다밥과 오경찬, 그리고 다 식은 국그릇을 서울구치소 3동 상 4호 감방의 더러운 마룻바닥에 휴지를 찢어 마련한 젯상 위에 모셨다. 그리고 그 저날 저녁, 나의 비보를 면회시간에 전해 들은 시인 김지하가 몰래 소제(교도소 안에서 잡일을 맡아 하는 기결수)를 시켜서 보내온 알사탕 한 봉지를 그 옆에 바쳤다. 어머니가 누워계실 집 화양동이 정확히 어느 방향인지 분간할 수는 없었지만, 어림짐작으로 대충 방향을 잡아 젯상을 차렸다. 그리고 영원한 불효자, 죄인으로서 제사를 지냈다.
어머니의 발인 전에 배달되기를 염원하면서 써 보낸 엽서는 2년 뒤 출옥해서 보니 발인 뒤인 30일자 광화문 우체국 소인이 찍혀 있었다. 어머니는 영원히 집을 떠나시기 전에 감옥에 갇혀 있는 아들로부터 간절한 목소리 한마디 듣지 못하고 떠나가버렸다. -- 본문 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