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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6422363
· 쪽수 : 122쪽
· 출판일 : 2004-07-05
책 소개
목차
제1부
주머니 햇빛 / 그 집 / 소리의 집 / 기도 / 어느 겨울밤 / 소1 / 소2 / 어떤 농사법 / 우묵자리 논 / 호록 당신 / 꽃이 필 동안 / 소3 / 소4 / 발원지 / 건초의 노래 / 맨발의 흙길을 걸어요 / 소5 / 소6 / 지게 / 마당시편 / 개구리 울음소리 / 아버지와 소 / 쓰러진 소를 일으크며 / 사랑 / 진흙발자국 / 햇볕 환한 집
제2부
버섯 / 오동나무 / 두릅나무 / 둔덕 나무 / 봄나무 / 나무 / 여름나무 / 나무들의 집 / 길 / 겨울 오동나무 / 자정의 나무 / 앉아 있는 나무 / 늙은 나무 / 단풍 / 숲속의 장례식 / 죽은 나무
제3부
공중먼지를 추억한다 / 햇빛에 대하여 / 새 / 잘 자란 돌 / 탐스러운 햇빛 / 구두 / 숲에서 / 새 집 / 이 돌을 써라 / 냄새1 / 냄새2 / 무거운 책 / 늪 / 자벌레 / 자작나무 여자 / 비 듣는 밤 / 이상한 마을 / 수레바퀴 언덕
- 해설 / 김종태
- 시인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느 겨울밤
자다 깬 어느 겨울밤이었다
얼어붙은 어둠을 뚝뚝 분지르며 밖에 나가
축사 앞 쇠똥 더미에다 오줌 누려 했더니
그 자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질 않은가
볼일 보면서 생각해보니 혹시 누군가
나처럼 이곳을 방금 전에 다녀갔다는 것인데
순간 머리가 서고 귀가 확 열리더니
축사 안에서 무슨 기척이 들리는 것이었다
나는 두엄 더미에 늘 꽂혀 있는 쇠스랑 거머쥐고
시커멓게 소들이 매여 있는 축사 안을 주시하니
아니나다를까?
그 기척의 누군가가 어른거리는 것이 아니던가
그때까지도 어둠에 익숙해지지 않던 나는
쇠스랑 높이 치켜들고 슬금슬금 다가갔는데
갑자기 이눔아 여기 네 애비다 하는 소리
거기 칠흙의 어둠을 인광으로 밝히며
소에게 깔 짚 넣어주고 있는 아버지였다
산다는 것이 저리 자다 깨어서도
꼼지락거려야 하는 것인가를 생각하다 보니
어느새 나도 쇠스랑으로 두업을 쳐내고 있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