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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6422981
· 쪽수 : 126쪽
· 출판일 : 2009-02-16
책 소개
목차
그와 눈이 마주쳤다
삼겹살
한가한 숨막힘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고양이 죽이기
가려움
계단 오르는 노인
커다란 플라타너스 앞에서
긴 나무의자
개 3
껌
봄
즐거운 버스
눈 녹으니
절하다
저녁상에서 비린내가 난다
산낙지 먹기
생선구이
버스
죽거나 죽이거나 엉덩이에 뿔나거나
슬픈 얼굴
죽은 사람
교통사고
화장터
본인은 죽었으므로 우편물을 받을 수 없습니다
눈
책 읽으며 졸기
비만 고양이
오토바이와 개
코뚜레
건강이 최고야
딸
삼계탕
회색양말
대머리
눈이 나빠지다
고속도로
무궁화호 열차
개 2
미아 재개발지구
황사
감정 사치
소싸움
버클리에서
버클리에서 2
막대기 속의 풍경
손가락들
황사 2
빗소리
문구점 앞에 멈추어서서
울다 깨다
옛날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이층에서 우는 아이
60년대 동화
오래된 땅
보육원에서
해설│최현식
시인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껌
누군다 씹다 버린 껌.
이빨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껌.
이미 찍힌 이빨자국 위에
다시 찍히고 찍히고 무수히 찍힌 이빨자국들을
하나도 버리거나 지우지 않고
작은 몸속에 겹겹이 구겨넣어
작고 동그란 덩어리로 뭉쳐놓은 껌.
그 많은 이빨자국 속에서
지금은 고요히 화석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껌.
고기를 찢고 열매를 부수던 힘이
아무리 짓이기고 짓이겨도
다 짓이겨지지 않고
조금도 찢어지거나 부서지지도 않은 껌.
살처럼 부드러운 촉감으로
고기처럼 쫄깃한 질감으로
이빨 밑에서 발버둥치는 팔다리 같은 물렁물렁한 탄력으로
이빨들이 잊고 있던 먼 살육의 기억을 깨워
그 피와 살과 비린내와 함께 놀던 껌.
지국의 일생 동안 이빨에 각인된 살의와 적의를
제 한 몸에 고스란히 받고 있던 껌.
마음껏 뭉개고 갈고 짓누르다
이빨이 먼저 지쳐
마지못해 놓아준 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