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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40516
· 쪽수 : 150쪽
책 소개
목차
1부
구석
강아지가 꼬리를 흔드는 힘
야생 2
눈
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핥을 때
아기 앞에서
아기는 엄마라는 발음으로 운다
강아지는 산책을 좋아한다
털이 날리고 지저분해지기에
2부
낫
오지 않은 슬픔이 들여다보고 있을 때
눈먼 사람
앉아 있는 사람
위장
또 재채기 세 번
화보 사진 찍기
깜빡했어요
무단 횡단 2
부음
실직자 2
너무
머리가 목에 붙어 있는 일에 대하여
노인이 된다는 것
노숙존자
뒤에서 오는 사람
아랑곳하지 않고
유족
5인실
진동
여탕에서 목욕하기
자가 격리
폭주
용문에는 용문 사람들이 산다
사무원 기택 씨의 하루
3부
혓바늘
벽
변기
돋보기안경
죽은 눈으로 책 읽기
첫 흰 머리카락
가죽 장갑
연필
일인용 소파
유기견
치킨고로케
멧돼지가 온다
비둘기에 대한 예의
꽁치구이
방광은 터질 것 같은데
뜨거운 커피
베개
손톱
스마트폰
중독성
카톡!
낙지
공원의 의자
4부
겨를
물방울이 맺혀 있는 동안
매몰지
외투 입은 여름
참새구이
개나리 울타리
꽃 지고 난 후의 연두
물 긷기
여러 번 버렸으나 한 번도 버려지지 않은 것들
해설
사물주의자의 틈·송승환
저자소개
책속에서
입에서 팔이 나온다.
세상의 모든 위험으로부터
연약한 떨림을 덮는 손이 나온다.
맘껏 뛰노는 벌판을
체온으로 품는 가슴이 나온다.
혀가 목구멍을 찾아내
살아 있다고 우는 울음을 핥는다.
혀가 눈을 찾아내
첫 세상을 보는 호기심을 핥는다.
혀가 다리를 찾아내
땅을 딛고 일어설 힘을 핥는다.
혀가 심장을 찾아내
뛰고 뒹구는 박동을 핥는다.
혀가 나오느라 꼬리가 길다.
혀가 나오느라 귀가 빳빳하다.
혀가 나오느라 발톱이 날카롭다.
―「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핥을 때」 전문
계단 길 내려다보던 눈은 그 자리 그대로 두고
돌고 돌아서 온
평탄한 길
고르지 못한 노면이 가끔 심장을 툭, 툭, 친다
―「오지 않은 슬픔이 들여다보고 있을 때」 부분
나의 밀적 접촉자는 굴러다니는 종이컵, 바람에 쫓기다 구석에 겨우 자리 잡은 비밀봉지, 청소원이 여러 번 치웠으나 늘 그 자리에 있는 먼지들, 아무리 떠들어도 침방울이 튀지 않는 소음, 아무리 쫓아내도 꿈쩍도 하지 않는 탁한 어둠.
홀로 외롭게 창궐하고 싶다면, 코로나 바이러스여, 얼마든지 여기 와서 노숙해보라.
―「노숙존자」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