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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6424831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22-10-24
책 소개
목차
제1부
장대 들고 따라와
가린여울 사시는 유병욱 선생님께
모교 방문
소나기 지나간 여름날
첫걸음마
봄비가 오려 할 때
춘분(春分)
칸나꽃 핀 길을
너무 많은 어머니들
원근법 배우는 시간
검은목벌앞잡이새의 노래
풍뎅이놀이
누가 울어
제2부
다시 그 저녁에 대하여
못골 살 때
가죽나무에서 가죽나무로
무른 살들
나의 월인천강지곡
두부
음덕
후딩이네 밭 일구기
장인어른의 필체
푹한 날
은폐
올뱅이 잡으러 가듯
가릅재
노루
오박골 골짝 물의 말씀
제3부
산수유 다섯그루
심천
장날 1
장날 2
미복이용원
지프니에서
초강에 지프니가 있다
당재 넘으며
살구나무 당나귀
물방아 도는 내력
황간역
지프니 봄밤에
새마을떡방앗간
인연
제4부
누구여
내가 처음 본 아름다움
소와 나
우려내야
밑이 위로 갔던 때
잊어버리고
덕석이나 입히면서
송홧가루 날리는
야묘도추(野猫盜雛)
우렁이 지나간 더운 논물에
소나기 지나가시고
우리 집 담벼락 아래 돋은 가죽나무는
공우탑
둥둥 걷어붙이고
여름 해는 얼마나 긴가
해설|이정현
시인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뭐라 말해야 하나
그 집 지붕 아래 수수깡 드러난 처마에 대하여
서까래를 밟으며 지나간 검댕 묻은 전깃줄을
꼬옥 쥐고 있던 애자에 대하여
처마마다 한발이나 되게 매달리던 고드름들에 대하여
댕그랑댕그랑 톰방톰방 뚝뚝 똑똑
오도독 오독 함께 살던 소리들에 대하여
그 집에 살던 사람들의 사진이 걸린 파리똥 앉은 사진틀에 대하여
저녁거리 시래기를 내리던 마른 손에 대하여
서까래에 매달려 있던 씨갑시 봉지들에 대하여
제비똥 떨어지지 말라고
제비집 아래 달아둔 송판에 대하여
처마 밑에 매달린 둘둘 말린 멍석이며
양말 주머니 매단 기다란 감전지에 대하여
고드름 떨어지는 소리에 놀란 개가
컹컹 짖던 것에 대하여
어떻게 다 말해야 하나
―「다시 그 저녁에 대하여」 부분
물봉숭아 쩔어붙은 골짜기
두꺼비 어정시러이 기어가는 저녁
돌 틈서리 바위굴마다엔 가재가 살고
가재굴 앞 돌멩이 밑엔 꾸구리가 살고
쇠똥 같은 초가지붕 아래 우리들이 살았습니다
가지나물에 마늘쫑다리
고추장 풀어 지진 감자 먹고
우리들이 살았습니다
드문드문 뉘 섞이듯
타성바지들과 섞여 은진 송가들이 살았습니다
호박잎 물들어 파란 밥 먹고 살았습니다
찬물구덩이 물 길어다 먹고
도롱골 오박골 큰골 작은골
구름 위 쇠물재 가릅재로 밭매러 다니며
우리들이 살았습니다
―「못골 살 때」부분
흐르기도 하고
흥건히 고이기도 하고
안 떠나기도 하고
못 떠나기도 하고
차마 못 오기도 하고
지긋지긋해서 안 오기도 하고
더러는 머윗잎으로 앉았고
더러는 해바라기로 껑충하니 서서
달이산으로 비껴 내리는
수박 속 같은 노을이나 바라보는 곳
―「심천」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