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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6425012
· 쪽수 : 156쪽
· 출판일 : 2024-05-10
책 소개
목차
제1부
깊은 밤
쉬는 날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
흐린 날
바깥
쌍무지개
노을
낙조(落照) 1
낙조 2
동행
별
고요
사의재(四宜齋)
소금
사흘 뒤
그의 시
풀잎의 기도
초저녁별
제2부
예감
구월 태풍
공소(公所)
늦게 핀 꽃도 아름답다
가을 산길
가을 강
가을 나무
고마운 일 2
숲을 떠나온 지 오래되었다
결실
매화나무
촛불 네개
대림(待臨)
법고
백색 감옥
이단
가난한 절
밤바람
사랑
제3부
새해
콩떡
로잔
속유(俗儒)
심고(心告)
오후
폭설
입동
겨울나무
철쭉꽃
이른 봄
초봄
편지
고마운 일 1
어떤 꽃나무
꽃나무
라일락
좋은 나무
제4부
사림(士林)
출항
도시 장미
칼
충돌
무너진 신전
그때
연꽃
뜨거운 고독
칠월
성탄의 밤
겨울 산
새집
차를 기다리는 시간
처서
전세
적요
전야
해설|진은영
시인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지금은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
사방이 바닷속 같은 어둠입니다
우리 안의 깊은 곳도
환한 시간이 불빛처럼 내려올 때 있고
해 뜨는 쪽과 멀어져 그늘질 때 있고
캄캄해져 사물을 분별하지 못할 때 있습니다
그 모두가 내 안의 늪으로 흘러와 고입니다
서로를 부족한 그대로 인정하게 하소서
타인이 지옥이지 않게 하소서
곳곳이 전쟁터이오니
당신 손으로 이 내전을 종식하여주소서
사람들이 고요한 밤의
깊은 흑요석 같은 시간을 만나게 하여주소서
내 안의 어두운 나를 차분히 응시하게 하여주소서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 부분
날이 흐리다
날이 흐려도 녹색 잎들은
흐린 허공을 향해 몸을 세운다
모멸을 모멸로 갚지 말자
치욕을 치욕으로 갚지 말자
지난해 늦가을 마디마디를 절단당한
가로수 잘린 팔뚝마다
천개의 손과 천개의 눈을 가진 연둣빛 잎들이
솟아나고 있다
고통을 고통으로 되돌려주려 하지 말자
극단을 극단으로 되돌려주려 하지 말자
여전히 푸르게 다시 살아가는 것
그것이 가장 큰 복수다
―「흐린 날」 전문
도시 하늘에 별이 지워지고 있는 걸
내가 눈여겨보지 않으면
먼지 속에서 내 영혼이 지워지고 있는 걸
별들도 눈여겨보지 않으리라
―「별」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