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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6433666
· 쪽수 : 243쪽
· 출판일 : 2008-07-18
책 소개
목차
겨울, 압록강
함흥.2001.안개
늪지
풍풍우우風風雨雨
소소, 눈사람 되다
얼룩말
찔레꽃
해설 키치에 맞서는 비정성시_정은경
작가의 말
수록작품 발표지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호흡이 돌아와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두만강을, 조선과 중국을 가르는 국경을 건넌 뒤였다. 국밥집 아낙네가 미향을 데리고 강기슭을 기어올라갔다. 충심은 탐조등 불빛 속에서 둥둥 떠가는 재춘오빠를 발견하고는 강으로 뛰어들었다. 조선족 아낙네와 남자가 강으로 뛰어들어 충심의 몸을 잡았다.
"오빠! 놔, 놔! 조선으로 갈 거야! 함흥으로 간다니까!"
충심은 몸부림치며 악을 썼다. 그러나 남자는 말없이 머리채를 휘어잡고 강에서 충심을 끌어냈다. 충심의 몸은 흙투성이가 되었고, 마음은 지옥이었다. 새로 나타난 남자들은 잔인할 정도로 민첩하게 미향과 충심을 제압했다. 그들은 강기슭 위 도로에 대기하고 있던 승합차에 충심과 미향을 우겨넣었다. 승합차가 밤안개 속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 본문 70쪽에서
노래방 도우미, 타인의 즐거운 노래에 장단을 맞추며 사는 인생이 내 운명의 어딘가에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인천공항에 내릴 때만 하더라도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물론 약간의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다는 꿈에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이 땅에 도착하기까지 겪어야 했던 지나온 모든 고통이여 안녕, 이라고 마음속으로 소리쳤다. 그러나 하나원을 나오자마자 기다리고 있는 것은 탈북자는 이방인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었다. 같은 민족이었지만 외국인노동자보다도 차별이 더 심했다. 조금이라도 번듯해 보이는 회사에 가서 면접을 보면, 탈북자라는 사실에 모두들 고개를 저었다. - 본문 202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