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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 인물
· ISBN : 9788936515799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24-04-05
책 소개
목차
개정판 서문_주기철 목사의 막내며느리 빈소에서
초판본 서문_“여보, 따뜻한 숭늉 한 사발이 먹고 싶소.”
1장. 동냥젖과 염소젖을 얻어먹으며 자란 아이
의인의 자식으로 태어난 운명
첫돌 갓 지난 막내를 두고 천국으로 떠난 생모
오산학교 그리고 남강 이승훈과 고당 조만식
창원 웅천교회와 평양 장로회신학교
부산 초량교회와 마산 문창교회
아버지의 두 번째 아내가 된 여인
평양 산정현교회와 위기의 조선 교회
예배당 건축과 사라진 축음기
신사참배 반대와 일사각오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의 신사참배 찬성 결의
2장. 우리 아이들을 다 자퇴시키겠습니다
네가 행음하여 네 하나님을 떠나고
5종목의 나의 기원
서쪽 하늘 붉은 노을
평양노회의 목사직 파면과 산정현교회 폐쇄
골목길에서의 마지막 설교
도망자가 되어 뿔뿔이 흩어진 형들
경찰서 면회실에서 마주한 아버지의 밥그릇
눈앞에서 목도한 아버지에 대한 처참한 고문
아버지께 마지막으로 올려 드린 큰절
돌박산에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꽃
3장. 순교자 주기철 목사의 아들이라는 꼬리표
아버지의 투쟁과 승리가 삶의 목적이었던 어머니 오정모
한마음으로 신앙의 정절을 지켜 낸 산정현교회
해방 때까지 이어진 유랑생활과 열세 번의 이사
나를 위해서 기념을 하지 말라
손양원 전도사와 주기철 목사
김일성이 보내온 선물
아버지 덕 볼 생각 말라던 어머니의 유언
광복 이후의 한국 교회
학도병으로 전쟁터에 나가다
평양 장현교회에서 시무하던 큰형의 순교
4장. 저, 기도 안 하니까 자꾸 기도시키지 마십시오
연희대 경제학과에 진학
여전히 죄인이었던 아버지
갈채 그리고 방황
가난하고 병든 남자에게 미래를 건 여자
선도 안 보고 딸을 준답니다
건국훈장 독립장 추서와 국립묘지 안장
산업 전사가 되다
다시 돌아온 탕자
영화 〈저 높은 곳을 향하여〉
하용조 목사와 임마누엘 모임
5장. 끝까지 저항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
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과 주영해 장로
명동에서 왕십리까지 한걸음에 실어 나른 전축
극동방송과 아세아방송을 통한 복음 전파 사역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
북녘땅에도 복음이 메아리치기를
김상복 목사와 함께 소양주기철목사기념사업회를 만들다
교파와 교단을 초월한 연합과 연대
두고 온 교회, 두고 온 피붙이들
67년 만에 이루어진 평양노회의 주기철 목사 복권
신사참배 70년 참회의 기도
6장. 아버지의 이상은 말씀으로 민족이 해방되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들한테 왜 밥을 주는 겁니까?
여전한 한국 교회의 우상숭배
고난과 십자가의 자리를 대신한 영광과 축복
어머니께 드리는 눈물의 편지
아버지 같은 바보 목사가 그립다
67년 만에 꿈에도 그리던 아버지 품으로
공영방송에서 재조명된 주기철 목사의 삶
항일독립운동가 주기철목사기념관
수난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하여
글을 마치며_“아버지, 발은 다 나으셨어요?”
부록_주기철 연보, 주광조 연보, 참고 문헌, 도움 주신 분들, 사진 제공
주기철 로드 순례_주기철 목사의 흔적을 따라가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생모의 얼굴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단지 색 바랜 흑백사진으로 간신히 윤곽만 익혔을 뿐입니다. 두 돌도 채 안 되어 어머니는 어린 네 아들과 아버지, 노모를 두고 먼저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뭐가 그리 급하셨던지 하나님은 서른셋의 나이에 이제 한 돌 갓 넘긴 막내아들을 둔 어머니를 불러 가셨던 것입니다. 그 후 할머니는 동냥젖을 먹여 저를 키우셨습니다. 때로는 먼 선교사님 댁까지 가서 염소젖을 얻어와 먹이기도 하셨습니다.
장례식 날 아침, 나는 혼자 변소 안에 들어가 하늘을 향해 주먹질하면서 “아버지는 바보야! 못난이야!”라고 소리쳤다. 비록 감옥에 있어 체온을 느끼지 못하고, 몸을 만질 수는 없다 해도 아버지가 붉은 담장 너머에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만으로 내게는 큰 위로와 의지가 되었었다. 그런데 아버지를 돌박산 공동묘지에 묻고 돌아와 보니 형님들은 다시 뿔뿔이 도망을 가 버렸고, 어머니마저 경찰에 붙들려가 집에는 할머니와 나만 남게 되었다. 그날 밤 불기 없는 차가운 방에서 말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는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을 쳐다보며 나는 “하나님이 다 뭐야! 나는 절대로 목사가 되지 않을 거야!” 하면서 울부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