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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심리학/정신분석학 > 심리치료
· ISBN : 9788936811167
· 쪽수 : 243쪽
· 출판일 : 2017-12-15
책 소개
목차
1. 의미를 향한 소리없는 절규
2. 의미에 대한 의지
3. 삶에 대한 의지
4. 결정주의와 인본주의
5. 순수조우비판
6. 성의 비인간화
7. 증상과 치료법
8. 스포츠와 현대
9. 덧없음과 유한성
10. 역설적 의도와 방관
색인
참고문헌
책속에서
로고테라피logotherapy란 단어를 글자대로 해석하면 ‘의미를 통한 요법’therapy through meaning이 된다. 물론, ‘의미를 통한 치료’healing through meaning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 해석은 오늘날의 로고테라피에서는 불필요한 종교적인 함축성을 띨 수도 있다. 어떤 경우이든 로고테라피는 의미 중심meaning-centered, 혹은 정신 중심psycho-centered의 요법이다.
의미를 통한 요법이란 개념은 심리요법의 전통적 개념화를 뒤집은 것이다. 전통적 개념화에서라면 오히려 요법을 통한 의미로 정식화되었을 것이다. 전통적 심리요법이 의미와 목적이라는 문제와 정면으로 맞선다면, 다시 말해 의미와 목적을 ‘방어기제’ 혹은 ‘반동 형성’을 통해 추론한 조작적 가치로 격하하지 않고 액면가치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그렇게 해서 우리가 오이디푸스적인 상황을 해결하고 위협적인 공포를 제거해 행복해질 수만 있다면 오죽 좋겠는가?
자아와 잠재성을 실현하게 되는 것은 물론 자신이 원하던 인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면 정말 권장할 마음이 들 것이다. 의미가 제 발로 찾아오는 것처럼 말이다. 마치 “너희들은 먼저 프로이트와 스키너 왕국을 찾아라. 그러면 그 모든 것들을 얻을지니”라고 말하는 것 같지 않은가?
그러나 그런 방식은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신경증이 사라진 뒤에도 대개는 공허가 남아 있었다. 환자는 무난하게 적응하고 기능을 회복했으나 의미를 잃어버렸다. 여기서 환자는 인간, 말하자면 끊임없이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로 인식되지 않았다.
의미에 대한 추구를 중요한 인간 본능으로 진정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고, 단지 심리 저변에 있는 무의식적인 정신역학을 합리화하는 것으로 보았을 뿐이다. 인간은 자신이 추구하던 의미를 찾을 수만 있다면, 그로 인한 고통을 각오하고 희생을 감내하며 필요하다면 생명까지도 바친다. 반대로 의미를 잃으면 인간은 자살 충동을 느낀다. 자신이 필요한 모든 것을 충족한 경우에도 인간은 그렇게 한다. 전통의 심리요법은 이를 간과했거나 망각한 것이다.
다음의 보고서는 이런 사실을 더욱 확신하게 했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는 학생 6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그중 85퍼센트의 학생들이 그 이유를 “삶이 무의미해 보여서”라고 답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삶의 의미 상실로 고통 받고 있는 학생 중에서 93퍼센트는 “사회활동에 적극적이고, 성적도 우수하며, 가족들과의 관계도 양호한 상태였다”는 점이다. 이는 ‘의미를 향한 소리없는 절규’라고 할 수 있다. 이 현상은 특정 대학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 대학생들의 엄청난 자살률을 생각해 보라. 사망 원인 빈도에서 교통사고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자살을 ‘시도’해 본 학생은 자살자의 무려 15배에 이른다.
풍족한 사회, 복지국가라는 곳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 우리는 아직도 오랫동안 품어 왔던 꿈을 꾼다. 사회·경제적 여건이 개선되면 모든 갈등이 풀리고,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라는 꿈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생존 투쟁이 진정되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등장했다.
무엇을 위한 생존이냐?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풍족한 삶을 살고 있는데, 생존의 의미는 가장 빈곤한 시대에 살고 있다. 반면 불운하고 비참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라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미국의 주교도소에서 생활 중인 한 수감자의 편지를 인용한다.
“여기 교도소에는 봉사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쁨에 찬 기회들이 더 많습니다.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진정으로 행복합니다.”
_ <의미를 추구하는 삶>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