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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20559
· 쪽수 : 256쪽
책 소개
목차
차가운 혀 7
안 해 35
해만 65
그때 내가 뭐라고 했냐면 95
그럼 무얼 부르지 125
해만의 지도 153
안나의 테이블 183
작품 해설│손정수(문학평론가) 208
발이 달린 소설을 생각하며 좋다고 느끼는 사람의 이야기
개정판 작가의 말 249
초판 작가의 말 251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무언가를 잘하게 되는 데 필요한 건 열심히가 아니라고 그게 남들이 보기엔 열심히로 보여도 당사자에겐 아니라니까 열심히가 아냐 무작정이 아니란 말이야 좀 더 구체적으로 지목할 수 있는 항목이 당사자와 함께 달려 나가는 거에 가깝다니까. 뭐 양보해서 열심히가 중요하다고 쳐도 정말로 열심히의 세계가 있겠어? 있다 해도 그게 튼튼해?
―「안 해」
여전히 나는 가볍고 바람이 통과하고 흔들거리고 텅 비어 있고, 질문들은 빈 공간을 빠져나가 돌아오지 않는다. 돌아가고 싶은 사람도 돌아가고 싶어지는 때도 없다. 언제나 그랬지만 다시 어딘가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게 어떻지는 않았다. 사라지는 것을 계속 지켜볼 수 있을 뿐이었다.
해만에서 우리는 문을 열고 인사를 하고 그러다 말이 없고 흔들흔들거리고 떠나고 돌아가고 그리고 생각한다, 그처럼 해만에서 내가 보았던 것은 천천히 모든 것이 멀어지고 사라지는 것이었다. 사라지고 나면 무엇이 남나요? 사라진 곳에 대고 묻는다. 결국 텅 비어 버린 자신이 강렬해질 뿐이지.
―「해만」
해나는 가방에서 스테이플러가 박힌 프린트물을 꺼내 사람들에게 건넸다. May, 18th에 관한 자료라고 했다. 아 5?18이 May, eighteenth구나 당연한 것을 신기하다고 생각하며 그래? 거기는 내 고향인데 말했다. 해나는 정말이야? 감탄하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왜 놀라워하는 거지 감탄하는 거지 어째서 눈을 크게 뜨는 거지 생각하다 웃으며 그래 나는 거기서 태어났어 덧붙였다. 그러고 보니 내가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하던 그때는 5월이었다. 장소는 버클리 인근 카페로 예상치도 못한 곳이었다. 내가 태어난 곳에서 30여 년 전에 있었던 일을 듣게 되는 장소로는 말이다.
―「그럼 무얼 부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