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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문 (지은이)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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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꿈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20566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21-12-31

책 소개

오늘의 작가 총서 35권. 불안과 권태, 그리고 유머라는 세 가지 질료로 낯설고 견고한 문학 세계를 구축해 온 소설가 정영문의 소설집. 일곱 편의 단편소설을 엮어 2003년에 출간되었던 소설집으로 정영문 세계관의 초기 성격을 엿볼 수 있다.

목차

물오리 사냥 7
파괴적인 충동 47
아늑한 궁지 93
궁지 155
죽은 사람의 의복 199
습기 231
꿈 267

작품 해설│강보원(문학평론가) 296
탐정, 텔레비전, 농담, 그리고 꿈

저자소개

정영문 (옮긴이)    정보 더보기
1965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작가세계』에 장편소설 《겨우 존재하는 인간》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검은 이야기 사슬》 《나를 두둔하는 악마에 대한 불온한 이야기》 《더없이 어렴풋한 일요일》 《꿈》 《목신의 어떤 오후》 《오리무중에 이르다》가, 장편소설로 《겨우 존재하는 인간》 《핏기 없는 독백》 《달에 홀린 광대》 《하품》 《중얼거리다》 《강물에 떠내려가는 7인의 사무라이》 《바셀린 붓다》 《어떤 작위의 세계》 《프롤로그 에필로그》등이 있다. 동인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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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우리는 어떤 실종자를, 또는 그 실종자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단순한 실종자가 아니었다. 그는 다른 실종자를 찾던 중에 실종된 것이다. 우리는 그 두 번째 실종자를 찾고 있었는데 그의 실종은 최초의 실종자의 실종과 분명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이 틀림없었고, 그래서 우리는 두 실종자를 동시에 찾게 되었다. 나는 처음에 그 사건을 자의가 아닌 실종으로 보았지만 이후에 밝혀낸 증거들에 비춰 보았을 때 자의에 의한 것이 틀림없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고 있었다. 그런데 P는 처음에는 자의에 의한 것으로 단정을 짓더니 점차 타의에 의한 것으로 결론을 내리는 듯했다. 그는 어떻게든 나와는 생각을 달리하고 싶은 것처럼 보였다.
―「물오리 사냥」


어느 순간 그녀가 먼저 잠이 든 듯 코 고는 소리가 요란스러웠다. 그 소리에 잠이 완전히 달아난 나는 모든 사람들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잠을 잘 때면 섬이 떠나가라 심하게 코를 고는, 코골이들의 섬을 상상하며 누워 있었다. 하지만 코 고는 소리는 점점 더 커져 갔고, 마침내는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나는 색맹인 사람과는, 심지어는 죽은 사람과도 얼마든지, 기꺼이 잠을 잘 수 있었지만 코 고는 사람과는 절대로 잘 수 없었다. 나는 방을 나왔고, 여관 주인에게 옆방을 달라고 했다. 그녀는 무슨 영문인지 궁금하다는 표정이었지만 이유를 묻지는 않았다.
―「파괴적인 충동」


그는 부검에 관한 지식이 거의 없는 듯했다. 사망자가 바닷물 속에서, 수초에 휘감긴 채 발견되었다는 사실이 내가 확인할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사실이었다. 이 섬에서는 출생과 죽음이 비공식적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죠, 내가 실망한 기색을 보이자 의사가 말했다. 몇 달 사이에 동일한 장소에서 세 명이 연달아 죽은 것이 그렇게 이상할 건 없죠. 하지만 그들 모두가 외지인들이라는 사실을 빼면 이상할 것도 없죠, 의사가 말했다. 이 섬에서는 누군가와 얘기를 나누는 일이 쉽지 않군, 하고 나는 생각했다.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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