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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빛

기억의 빛

마이클 온다치 (지은이), 아밀 (옮긴이)
민음사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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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빛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기억의 빛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88937456053
· 쪽수 : 388쪽
· 출판일 : 2023-04-03

책 소개

제2차 세계 대전기의 영향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시기의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2차 대전으로 공습이 벌어지는 동안 영국의 밤은 늘 앞을 볼 수 없는 어둠에 잠겨 있었고, 소설은 그 암흑 속에서 사랑하고 싸우며 활동했던 사람들과 그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그려 낸다.

목차

1부 ·11
2부 ·173
담장이 있는 정원 ·355

저자소개

마이클 온다치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전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부커상 수상작 가운데에서도 최고 작품에 수여하는 50주년 기념 황금 맨부커상을 받은 마이클 온다치는 1943년 스리랑카의 케갈레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한 뒤 어머니와 함께 영국에서 살다가 열여덟 살 때 캐나다로 이주한 온다치는 토론토대학교와 퀸스대학교를 졸업하고 웨스턴온타리오대학교에서 문학 강의를 하며 소설을 썼다. 1976년 첫 장편 『살육을 지나며』로 데뷔했으며, 이후 『사자 가죽을 쓰고』 등을 출간했다. 특히 『사자 가죽을 쓰고』에는 사막에 추락한 남자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것이 『잉글리시 페이션트』의 모태가 되었다. 1992년에 발표한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문학계에 새로운 충격을 안겨 주며 캐나다 총독 문학상(소설 부문)과 트릴리엄상, 부커상을 수상함으로써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앤서니 밍겔라 감독이 소설을 각색한 동명 영화 「잉글리쉬 페이션트」는 제6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9개 부문을 수상하면서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주요 작품으로 『고상한 괴물들』, 『젤리라는 쥐』, 『세속적 사랑』 등의 시집과 『아닐의 유령』, 『디비사데로』 등의 소설이 있다.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시, 소설, 회고록, 역사와 신화 등 장르 간 경계를 넘나드는 온다치 문학 세계의 정점에 놓인 작품으로,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방식으로 겪은 전쟁의 상흔을 안은 세 인물이 영국인 환자라 불리는, 파편적인 기억과 감각을 거의 상실한 인물을 중심으로 빌라 산 지롤라모에서 나눈 일상을 통해 제2차 세계 대전이라는 세계사적 파국을 다루고 있다. 전쟁을 하나의 완결된 역사로 봉합하지 않고, 상이한 기원의 인물들이 한 공간에서 교차하며 만들어 내는 파편적 서사는 마이클 온다치가 왜 오늘날 거장의 반열에 올랐는지를 여실히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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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지은이)    정보 더보기
소설가이자 번역가, 에세이스트. ‘아밀’이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발표하고, ‘김지현’이라는 본명으로 영미문학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단편소설 「반드시 만화가만을 원해라」로 대산청소년문학상 동상을 수상했으며, 단편소설 「로드킬」로 2018 SF 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우수상을, 중편소설 「라비」로 2020 SF 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로드킬』 『멜론은 어쩌다』, 장편소설 『너라는 이름의 숲』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인센디어리스』 『네 사랑을 먹어라』 『기쁨의 황제』 『조반니의 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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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1945년, 부모님은 범죄자 비슷한 두 남자에게 우리를 맡기고 떠났다. 우리 집은 런던의 루비니 가든이라는 거리에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어머니였던가 아버지였던가, 식사 후 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자더니, 두 분이 앞으로 일 년간 우리를 떠나 싱가포르에서 지내다 올 거라고 했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짧은 여행도 아니라면서. 물론 그동안 우리를 잘 돌봐 줄 사람을 구해 두었다고 했다.


그때 알았어야 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뛰어넘었다. 언젠가는 어머니가 베드퍼드셔의 칙샌즈 수도원, 그리고 그로
스브너 하우스 호텔 꼭대기의 “새 둥지”에서 헤드폰을 끼고—이쯤에서 누나와 나는 이곳이 ‘화재 감시’와는 별 상관이 없는 곳이라는 걸 짐작하고 있었다—무전기에서 나오는 복잡한 주파수에 귀를 바싹 기울이며 독일군의 메시지를 가로채 영국 해협 너머로 전송하는 일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우리는 어머니가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기술을 지닌 존재임을 알아 가고 있었다. 그 아름답고 흰 팔과 섬세한 손가락으로, 명확한 의도하에 사람을 쏘아 죽인 적도 있었을까?


우리가 나방과 살았던 첫 겨울이 지나갈 무렵 어느 날, 레이철 누나가 내게 지하실로 따라오라고 했다. 누나가 방수포와 상자 몇 개를 치우자, 어머니의 납작한 트렁크 가방이 드러났다. 저게 싱가포르가 아니라 여기, 지하실에 있다니. 마술을 보는 듯했다. 가방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것처럼.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지하실 밖으로 나가는 계단을 올라갔다. 아마도 그토록 주의 깊게 개켜서 가방 안에 꾸려 놓은 옷들 사이에서 찌부러진 어머니의 시신이라도 발견할까 겁이 났던 것 같다.


도서 정보 제공 : Yes24(www.yes24.com), 알라딘(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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