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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 차가운

달고 차가운

오현종 (지은이)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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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 차가운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달고 차가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73029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13-07-26

책 소개

문학성.다양성.참신성을 기치로 한국문학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예들만을 엄선한 '민음 경장편' 시리즈의 새로운 이름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두번째. 1999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등단한 오현종의 장편소설이다.

목차

프롤로그 7
모닥불은 춤춘다 11
봄 25
밤의 얼굴 47
분홍 신 55
셰리와 테리 83
부주의한 속삭임 89
컨베이어 벨트 105
스프링필드(Springfield) 117
골목의 안쪽 139
침사추이〔尖沙嘴〕 151

작가의 말 185
작품 해설
성 안토니우스의 십자가 아래서_ 권희철(문학평론가) 187

저자소개

오현종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3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와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99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단편소설 「중독」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세이렌』 『사과의 맛』, 장편소설 『너는 마녀야』 『본드걸 미미양의 모험』 『외국어를 공부하는 시간』 『거룩한 속물들』 『달고 차가운』 『옛날 옛적에 자객의 칼날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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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이것은 사람이 아니다. 이것은 아무도 아니다. 아무도, 아무것도.
나는 긴 이어폰 줄을 오른손에 돌려 감고 더욱 힘을 주었다. 왼손으로는 팽팽하게 당겨진 줄 끝에 달린 이어폰 한쪽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솜이불 위로 여자의 어깨를 찍어 누른 두 무릎이 덜덜 흔들렸지만, 내 다리가 떨리는 탓인지 아니면 여자의 몸이 거세게 버둥대는 탓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그것이 무엇 때문이든 간에 꿈틀거리는 움직임이 느껴지면 느껴질수록 무릎에서부터 격렬한 살의가 차올랐다. 몸속을 순환하는 피가 뜨겁게 데워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여자의 숨이 잦아들수록 내 숨은 가쁘게 밀려 나왔다.
(……)
나는 요 위에 널브러져 조금씩 체온을 빼앗겨 갈 몸뚱어리를 한참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귓가에 속삭이는 익숙한 목소리를 기억하려 애썼다. 같은 노래를 리플레이 하듯 되풀이해서 떠올렸다. 이어폰에서 노래가 흘러 들어오는 순간 세상의 소음이 딱 멈추었던 것처럼 한 사람의 목소리만 귓속을 울렸다. 부드러웠다.
실수를 하면 모두 끝이다. 다음 시험이란 없다. 꿈꾸었던 다른 삶도 없다. 여자의 몸 위에 솜이불을 도로 덮었다.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것도, 아무도. 그래서 나는 그렇게 했고, 손에는 피 한 방울 묻히지 않았다. 깨끗했다. 더러운 일이었다면, 손을 더럽히는 일이었다면 아마 시작도 안 했을 것이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달라져 있을 것이다. 가장 나쁜 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 삶, 아닐까. 오늘은 좋은 일만 상상하고 싶었다. 시험처럼 실패해 버리고 싶진 않았다. 붙거나 떨어지거나. 죽거나 살거나. 사랑하거나 외면하거나. 잡히거나 빠져나가거나. 인생은 매번 둘 중의 하나다. 중간은, 없다.


차가운 목소리는 어느 곳에서든 불쑥불쑥 끼어들었다. 막을 수가 없었다. 그럴 때마다 다디단 목소리, 신혜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다들 지옥에 있다고 하지. 모두 너 때문에 내가 지옥에 있다고 욕하는데, 너 역시 지옥에 있다고 아우성을 쳐. 그러면 이게 다 누구 책임일까.”
(……)
처음엔 감자탕 국물의 짭조름한 맛이 느껴졌고, 그다음엔 부드럽고 차가운 것이 입속으로 헤집고 들어왔다. 사람의 혀가 차가울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것을 따뜻하게 데워 주고 싶었다. 그래서 세게 빨아 당겼다. 마치 엄마 젖을 빠는 갓난아기처럼.
불현듯, 옆에서 끓고 있던 감자탕 냄비가 걱정이 됐다. 냄비를 잘못 건드리면 국물이 쏟아져 탁자를 짚은 손을 델지도 몰랐다. 하지만 너무 부드러워서 놓아 버릴 수가 없었다. 손을 덴대도 어쩔 수가 없었다. 나는 불 위에서 끓는 냄비를 내버려 두고 달고 부드러운 아랫입술을 핥았다. 학원 옥상에서 아이스바를 빨아 먹는 신혜를 보았던 날부터, 혹시 그날부터 이 순간만을 기다려 왔는지도 모르겠다.
“숨 막혀.”
입술을 먼저 뗀 사람은 신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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