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공의 생

작품집을 펴내며

시
시 부문 심사평 ㅣ 유경환, 안도현, 나희덕
시 부문 대상 수상 소감 ㅣ 정상혁

고등학생
육상선수 ㅣ 정상혁
죽은 개에게서 본다 ㅣ 정상혁
수리공의 生 ㅣ 김수경
달걀 나무 ㅣ 이종연
도요새 우표 ㅣ 주하림
추억의 헤파이스토스 ㅣ 김수형
고등어 ㅣ 류세현
길을 읽다 ㅣ 박준구
단추 ㅣ 손용석
무덤 ㅣ 손정인
투발루 ㅣ 이새보미야
의자 둘 ㅣ 이은지
지하철 속의 나비 ㅣ 정희기
화분 ㅣ 최우철
파리 ㅣ 한아름

중학생
마른오징어 ㅣ 박예슬
매미 ㅣ 박예슬
풍물놀이 ㅣ 노다해
봄과 나 ㅣ 노윤영
종교론 ㅣ 신정재
밤 따러 가자 ㅣ 전가람

소설
소설 부문 심사평 ㅣ 윤흥길, 최수철, 공선옥
소설 부문 수상 소감 ㅣ 박보경

고등학생
한쪽 눈을 감고 태양을 보라 ㅣ 박보경
방향 감각 상실증 ㅣ 박보경
종이비행기 ㅣ 전아리
거울 ㅣ 전아리
그녀의 별에는 바다가 있다 ㅣ 김보경
성장통 ㅣ 김혜원
소 ㅣ 최아름
추모의 집 ㅣ 김주성
꽃잎 ㅣ 김지영
우리에게도 내일은 있다 ㅣ 유한준
매 ㅣ 이주홍
사랑해요, 세일러 문 ㅣ 장윤혜

중학생
Goodnight kiss ㅣ 박나진
바보 제국 ㅣ 박나진
너희들의 순교자 ㅣ 정서희
깊고 싶은 사람의 마음속엔 무엇이 사나요? ㅣ 유현지
세상을 사는 법 ㅣ 원가람
소년과 나비 ㅣ 장웅식

녀석은 그를 닮았다.
투명한 유리 어항 속에서였다. 녀석은 두 마리 열대어들과 함께 있었다.
선녀의 날개옷처럼 하늘하늘한 금빛 꼬리지느러미를 가진 화이트엔젤 한 마리와 커다란 꼬리와 넓적한 입과 새까만 비늘을 가진 블랙마블 한 마리. 두 마리의 열대어들은 화려한 패션쇼를 하듯 우아하게 제 몸매를 자랑하다가도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녀석을 공격했다. 그럴 때마다 녀석은 고양이에게 쫓기는 병든 생쥐처럼 오들오들 떨면서 수조 맨 위 구석까지 밀려나곤 하였다.
눈동자가 붉은 그 녀석은 아버지와 닮은꼴이었다. 병균의 침입을 받아 한쪽 눈은 시뻘겋게 짓물러 실명 상태였고 성한 놈들에게 뜯긴 꼬리 지느러미는 넝마처럼 너덜거렸으며 옆지느러미는 방향도 가늠하지 못하게 물어뜯겨 있었다. 희미한 회색 세로 줄무늬가 은빛 몸체에 그려진 녀석은 페루엔젤의 한 종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