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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누나

하일지 (지은이)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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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누나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89204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14-07-14

책 소개

1990년대 한국 문단의 '사건'이라 할 <경마장 가는 길>을 비롯한 경마장 시리즈의 작가 하일지가 열두 번째 장편소설. 2012년 <손님> 이후 2년 만의 신작이다. 열두 살 어린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천진난만하게 그려 냈다.

목차

누나 7

저자소개

하일지 (지은이)    정보 더보기
프랑스 푸아티에Poitier 대학에서 불문학 석사학위, 리모주Limoges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 소설 『경마장 가는 길』을 시작으로 12편의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영시집 Blue Meditation of the Clocks와 불시집 Les Hirondelles dans mon tiroir, 문학이론서 『소설의 거리에 관한 하나의 이론』, 철학서 『하일지의 나를 찾아서』 등 저술이 있다. 2018년 11월 1일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여러 차례 작품을 전시했다. [개인전] 시계들의 푸른 명상(논밭갤러리, 파주 헤이리) 순례자의 여정(자인제노 갤러리, 서울) Voyage de Pelerin(The Art Gallery, Vichy) 늙은 떡갈나무한테 시집간 처녀(자인제노 갤러리, 서울) 순례자 이야기(모나리자 산촌, 서울) 늙은 떡갈나무한테 시집간 처녀(영월문화예술회관, 영월) [단체전] 말하고 싶다(나무갤러리, 서울/담갤러리, 담양/만호갤러리, 목포) 사람 사는 세상(마루아트센터, 서울) 7 Artists(Tet’de l’Art,Forbach) 설렘… 그리고 기분 좋은 날(자인제노 갤러리, 서울) Ete a Limoges(Elementaire la Galerie, Limo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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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 집은 왜 그렇게 가난해?”
어느 날 나는 누나에게 물었다.
“너무 착해서 그렇대.”
누나가 대답했다.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착한 사람은 왜 가난해지는 거야?”
누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었다. 대답을 해 주지는 않았지만 이해가 될 것도 같았다. 옛날에 우리가 처음 이 마을로 들어왔을 땐 정말이지 먹을 것이 없을 만큼 가난했는데, 그때 허표네는 끓여 먹으라고 좁쌀 한 되를 퍼 주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착한 사람은 그렇게 자기 것을 아끼지 않고 남에게 퍼 주니 가난해질 수밖에 더 있겠는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절대 착한 사람이 되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다시 누나에게 물었다.
“착한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면 돼?”
누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남이야 죽든 말든 신경 안 쓰면 되겠지 뭐.”
“그거야 뭐 쉽네.”
“그렇지 뭐.”


하루 세 끼 밥을 거르지 않고 먹게 하기 위하여 정말 아버지는 등에 땀이 나도록 일했다. 낮에는 밭에 나가 하루 종일 일하고 어두워지면 장작 한 짐을 지게에 지고 읍내로 갔다. 여관집이나 도갓집이나 약국집에다 넘기기 위해서였다. 아버지가 나무 지게를 지고 어둠 속으로 떠나면 우리는 조죽을 먹었다.
좁쌀 한 줌에 소금 한 숟가락을 퍼 넣고 멀겋게 끓인 조죽은 정말 맛이 없었다. 숟가락으로 떠 기울여 보며 건더기 하나 남지 않고 모두 주르르 흘러내렸다. 맹물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런 맹물 같은 조죽을 저녁마다 끓여 내는 것은 계모가 장리 먹는 것을 무서워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내가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멀건 조죽을 떠먹고 있노라면 때때로 나는 이것도 음식이라고 매일 저녁 만들어 주는 계모에 대하여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도 있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누나도 이복동생들도 그리고 계모 자신도 그걸 먹었으니까 말이다.
그 멀건 조죽 한 그릇을 비우고 누워 있으면 때때로 설움이 밀려왔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같이 조죽만 먹다 보면 나도 머지않아 허도처럼 병들어 죽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서러운 생각도 잠시, 그보다도 나무를 지고 어둠 속으로 떠난 아버지가 걱정되었다.


누나는 자신의 처지를 스스로 딱하게 여기고 있었다. 국민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채 이 산촌에 처박혀 줄줄이 낳아 놓는 이복동생들을 업어 키우고, 부엌일을 하고, 이 산 저 산 점심밥을 날라다 주고, 빨래를 하고 하는 일들이 고달프기는 할 것이다. 여름에 개울물이 불어 징검다리가 물에 잠기는 날이면 학교에 가는 나와 나의 이복동생을 업어 위태로운 물살을 헤치고 개울을 건네주는 것도 누나의 일이었다. 봄이 되면 먼 산에 눈이 녹아 갑자기 개울물이 불어 징검다리가 잠기는데, 그 물은 정말이지 살을 도려내는 듯이 차가웠다. 정강이까지 차오르는 그 차가운 물을 헤치고 나와 나의 이복동생을 건네주는 것도 누나의 몫이었다.
그러나 누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단지 일이 고달프다는 것만은 아니었다. 일이 고달픈 것도 고달픈 거지만 아무런 희망이 없다는 생각이 누나를 힘들게 했다. 누나의 이런 딱한 처지를 그러나 귀담아들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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