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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학회/무크/계간지
· ISBN : 9788937491498
· 쪽수 : 220쪽
· 출판일 : 2021-09-10
책 소개
목차
6호를 펴내며 ‘아니오’라고 말한 후
조무원 왕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홍혜은 서로 돌보는 법을 알아가기
서보경 살리는 일의 권위
정진새 거장이 처벌받은 후
정경담 권위에서 탈출하는 길
김유익 중국에 대한 복잡한 감정들
권수빈 지방청년은 말할 수 있는가?
김미덕 대학조직과 연구의 원칙
박유신 당신을 위한 문해력
박상현 우리가 원하는 기후행동
참고 문헌
지난 호 목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서울특별시장(葬)에서 운위된 ‘예’는 주권자와 법의 관계를 모호하게 만듦으로써 정치권위의 본질을 왜곡한다. 특히 ‘예의를 지키라’는 말은 법적 책임에 이어 정치적 책임의 문제를 은폐함으로써 민주적 정치권위를 권위주의로 둔갑시킨다. 서울특별시장은 주권자와 법의 함수를 오작동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주권자와 법의 온전한 관계는 무엇일까? 민주적 권위는 어떻게 형성되어야 할까?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이 글은 정치권위가 질서의 중지를 거부할 때 직면할 수밖에 없는 하나의 문제를 다룬다. 바로 정치권위를 지닌 주권자의 죽음이다.
─ 조무원, 「왕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당시 우세했던 의견은 딸에게 일부러라도 ‘집안일’을 가르치지 않으려 하는데, 그런 일이 시장에서 얼마로 해결될 수 있는지 계산해 보면 커리어를 쌓아 고임금 노동자가 되었을 때 개인 차원에서 금세 해결되는 문제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돌봄을 시장에 떠넘긴 채 일부 여성만 승자가 되는 것이 정말 페미니즘의 해답이냐고 반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돌봄은 누군가가 그만둔다고 해서 필요가 사라지는 일이 아니고, 돌봄 시장은 이미 성별화되어 더 취약한 여성에게 저임금 일자리가 전가될 뿐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돌봄 윤리가 고려되는 더 나은 관계망을 제도적으로 보장받을 권리는 지불 능력이 있는 여성 개인이 아닌 모든 여성에게 있다.
─ 홍혜은, 「서로 돌보는 법을 알아가기」
우리는 홀로 꼿꼿이 서 있는 단독자가 아니라 타자에게 기꺼이 몸을 기울이는 존재의 권위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돌보는 일과 활동, 보살피고 살리는 일에 관한 지식과 그 쓰임에 충분한 권위를 부여하고 있을까? 카바레로가 제시한 부성과 모성의 대립은 물론 모성을 여성에게 본질적인 것으로, 혹은 돌봄을 여성의 일로 여기는 것과는 매우 다른 접근이다. (……) 경사의 상징계는 대상을 향해 기울어지는 관계성에 토대를 둔다. 아픈 사람을 들여다보든, 나무를 매만지든, 실험실에서 현미경을 보든, 주의와 관심을 기울이는 순간에 몸은 대상을 향해 기울어진다.
─ 서보경, 「살리는 일의 권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