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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정치비평/칼럼
· ISBN : 9788937492235
· 쪽수 : 206쪽
· 출판일 : 2024-11-01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페미사냥을 고발한다
1장 사냥터가 된 놀이터
2장 페미가 깨뜨린 환상
3장 여자 일베 만들기
4장 소비자 권리라는 억지
5장 시장 논리가 가린 진실
6장 즐겁고 끈질긴 놀이를 위하여
나가며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감사의 말
참고 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동시대 많은 페미니스트가 소비에 있어 욕망과 신념을 조율하고자 안간힘을 썼다. 이들이 자신이 오랫동안 즐겨 온 ‘암청색 알탕 영화’나 남돌(남자 아이돌), BL(Boy’s Love의 약칭, 남성 간 동성애를 다루는 서브컬처 장르)을 불매함으로써 남성 일색의 문화 시장을 바꾸겠다고 선언할 때 내 마음은 복잡했다.
사실 「클로저스」 팬덤은 페미니스트 여성 사이에선 거의 언급조차 되지 않았는데, 아는 사람들에겐 개선할 가치도 없이 빻아서였고 대부분은 존재조차 몰라서였다. 과연 그렇게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클로저스」를 하면서 페미니스트로서 개입과 자정이 가능할까?
─ 「들어가며」 중에서
오늘날 친밀성의 추구는 연애·결혼이 아닌 영역에서도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다. 과연 지금 사람들을 정치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요인이 일자리, 임금, 주거, 재생산과 같은 ‘먹고사는 일’뿐일까?
이러한 한계에 대응해 나는 취미와 소비, ‘덕질’,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처럼 ‘노는 일’에 몰입하고 영향을 받는 것이 줄곧 무시당하고 폄하되어 왔다는 사실을 짚고 싶다. 여기에는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이, 팬 활동보다는 현실의 관계가 더 가치 있고 중요하다는 위계 역시 작동한다. 그러다 보니 사회현상에 대한 논의에서는 온라인에서의 일상과 놀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거나 솔직한 응답이 이어지기가 드물다. 게임에서 여성을 희롱하는 시나리오가 사라져서, 내가 속한 커뮤니티가 다른 커뮤니티에 조롱당하는 게 싫어서 집단 행동에 참여했다고 말하기보다는 남성에 대한 역차별에 분노했다고 주장하는 쪽이 훨씬 쉽고 명분도 선다.
─ 1장 ‘사냥터가 된 놀이터’
서브컬처 소비자의 특징은 자기 문화의 장르 도식과 취향에 익숙하고, 자신이 애호하는 콘텐츠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생산하고 교환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오타쿠 문화 전반을 하나의 ‘계(界)’로 인지한다. 오타쿠 생태계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끊임없이 주시하며 내부인의 자의식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이들은 또한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열성적으로, 때로는 과시적으로 서브컬처 콘텐츠와 문화를 소비한다. 다른 이들보다 소비에 있어 충성도가 높다는 뜻이지만, 오타쿠는 여기서 더 나아가 어떤 콘텐츠를 좋아하고 소비하느냐로 자기 정체성의 핵심을 구성하기도 한다. 어쩌면 무엇에든 다소 과한 점이 오타쿠 문화에서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바로 이러한 특징이 페미사냥의 폭발적 동력과 지속성을 뒷받침하는 데에도 쓰였다. 일반적인 소비자는 자신이 소비하는 대상에 페미 딱지가 붙었다고 해서 어떤 수를 써서라도 그것을 떼버리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서브컬처 소비자는 그렇게 했다.
─ 2장 ‘페미가 깨뜨린 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