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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37833465
· 쪽수 : 400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한 가지는 확실해. 우리 삶은 인간이 본래 가진 모습이 아니야. 그래, 우리 몸은 영원히 죽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영혼은 그렇지 않거든. 우린 자연법칙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걸 거스르며 살고 있어. 우린 원래 가야 하는 방향과 정반대 방향에 서 있어.”
차갑고 쓴 액체가 입속으로 흘러들었다. 액체가 내 입술과 혀를 지나 목으로 넘어갈 때까지 그렇게 했다. 나는 저항하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온몸이 마비되어 미동도 하지 않을 뿐더러 생각도 내 안에만 갇혀 있었다.
살다가 죽을지 몰라도 우리의 영혼과 에너지와 본질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하나같이 무한히 존재한다. 나는 머리 위로 번개가 내리치듯 이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알았다. 내가 이 사실을 깨닫도록 예정되어 있었음을…….
“우리가 하나가 될 수 없는 이유는 우주가 그걸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야. 우리의 업이 그걸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야. 적어도 네가 저지른 엄청난 잘못을 우리가 바로잡을 때까지는 말이야. 우리의 삶과 영혼이 흘러가는 방향을 바꿀 때까지, 원래 예정된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되돌릴 때까지는 말이지.”
“내가 방금 한 말 못 들었어? 당연히 난 너와 함께 있고 싶어!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간절히! 하지만 이런 식으론 아니야. 해독제에만 의존하는 건 아니라고.”
그 빛을 통해 나를 구해준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것은 뿌리였다. 길고 긴 나무뿌리. 내가 찾던 나무의 길고 긴 뿌리라는 사실을 직감으로 알았다. 그러니까, ‘생명의 나무’가 나를 구해준 거였다.
나는 내 손을 내려다보았다. 서머랜드에서 여행을 하는 도중에 내 몸에서 눈부신 자줏빛이 나오는 걸 봤다. 그 빛은 내 안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강렬한 그 느낌 덕분에 나는 뒤이어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었다.
나는 한숨을 깊이 쉬고 연꽃을 든 두 손을 오므렸다. 그리고 데이먼의 방에서, 데이먼의 삶에서 나오려 했다. 우리는 갈림길에 도달했다. 되돌아갈 방법이 없었다. 이제 각자의 길로 가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