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37834011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2-12-28
책 소개
목차
green 5
blue 47
indigo blue 91
red 135
yellow 177
purple 219
pranfe 261
epilogue 311
리뷰
책속에서
압박감이 밀려오며 심장 고동이 빨라졌다. 뭐지? 뭐가 잘못된 거지? 오늘 아침에 들어온 랑구스틴은 모두 평소처럼 몸통은 남겨두고 머리만 떼낸 후 내장을 빼냈다. 떼낸 머리도 쥐 드 랑구스틴 재료용으로 빈 백에 담아 냉동실에 넣었다. 요새 매일 하는 일이었다. 실수한 곳이 없었고 실수했을 리 없었다.
“저…… 다 끝낸 것 같습니다만…….”
“멍청한 새끼.”
스자키 씨가 손바닥으로 머리통을 후려갈겼다. 히로는 영문도 모르고 “죄,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네가 한 건 전부 로티용이잖아, 인마. 포엘레용 랑구스틴은 어디다 팔아먹었어?”
“포, 포엘레용 말입니까?”
히로는 귀를 의심했다.
히로의 눈앞에서 홍살치 살이 수줍음에 얼굴을 붉힌 아가씨의 뺨처럼 분홍빛으로 찬란히 반짝였다. 거기에 윤기 있게 완성된 방울 다다기 양배추와 비트 소테가 곁들여지며 아름다운 빛깔로 함께 연주되었다. 지체 없이 빈 파이 그릇을 치우고 소스가 든 냄비를 내밀었다.
선명한 초록빛이 아로새겨진 오렌지색 소스가 그릇 위로 흘렀다.
잘 저은 계란과 생크림에 소금과 후추를 조금. 그걸 버터를 넣은 뜨거운 프라이팬에 단숨에 부었다. 자자작 하는 소리가 난다. 재빨리 젓가락을 찔러서 프라이팬을 흔들며 계란을 휘젓는다. 알맞은 반숙 상태가 될 때까지 계속 휘젓다가 프라이팬 손잡이를 쥔 왼손을 오른쪽 주먹으로 탁탁 가볍게 친다. 부드럽게 굳은 계란을 이불 개듯 돌리자, 아름다운 모양이 만들어졌다. 플레인 오믈렛이 완성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