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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88937839986
· 쪽수 : 380쪽
· 출판일 : 2016-08-30
책 소개
목차
1장 인생의 본질과 그 밖의 모든 것이 밝혀지다
2장 우리의 주인공 이언이 무시무시한 추락을 시작하다
3장 케이티가 중대한 임무를 띠고 세빌 온 록시로 향하다
4장 악당 코너 래들리와 사악한 요부 페이가 우리의 이야기에 등장하다
5장 인내심 강한 히메네스가 기술이 전혀 없는데도 엘리베이터를 고치려고 노력하다
6장 피튜니아 딜라일라가 아랫도리에 묘한 통증을 느끼다
7장 가스가 비밀스러운 물건을 들고 세빌 온 록시로 돌아오다
8장 은둔형 외톨이 클레어가 영문 모를 인터컴 전화를 받다
9장 홈스쿨링을 하는 허먼이 얼마 전에 잃어버린 의식을 찾다
10장 금붕어 이언이 아직 시작되지 않은 위험천만한 추락 속에 있다
11장 케이티가 엘리베이터 버튼에 화풀이 하다
12장 사악한 요부 페이가 악당 코너 래들리에게 작별 인사 하다
13장 히메네스가 과감하게 빨간 선 대신 파란 선을 끊다
14장 가스가 계단통에서 순수한 외로움의 중심부를 발견하다
15장 피튜니아 딜라일라는 출산이 단순하지만은 않으며 살림 기술을 연마할 필요가 있다는 걸 깨닫다
16장 은둔형 외톨이 클레어가 음식의 역사에 푹 빠지다
17장 홈스쿨링을 하는 허먼이 놀라운 발견을 하다
18장 이언이 자기 몸의 마지막 비밀을 깨닫다
19장 우리의 여주인공 케이티가 계단 아래 청소 비품실에서 사랑의 마법을 발견하다
20장 악당 코너 래들리는 신호를 발견하고, 그것들은 어디에나 있다
21장 사악한 요부 페이가 사랑의 찌꺼기를 버리고 기나긴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하다
22장 히메네스, 암흑 속에서 자발적으로 생겨나는 창조물을 목격하다
23장 가스는 사악한 요부 페이와 마주치고 집으로의 기나긴 여정을 마치다
24장 세 다리의 피튜니아 딜라일라가 문을 두드리러 가다
25장 은둔형 외톨이 클레어가 직업을 잃고, 온라인으로 장을 보고, 도시가 얼마나 발정 나 있는지 계산하다
26장 홈스쿨링을 하는 허먼, 그의 인생이 바뀐 첫 순간을 목격하다
27장 금붕어 이언, 자기가 추락하고 있음을 깨닫다
28장 우리의 여주인공 케이티는 하늘에 점점 가까워지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29장 악당 코너 래들리,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본 후 가난하다는 결론을 내리다
30장 페이, 코너가 그녀에게 준 신체 부위와 섹스를 회상하다
31장 히메네스가 말끔하게 차려입고 좋은 냄새를 풍기다
32장 가스가 겁을 먹고, 용기를 내고, 아주 예뻐지다
33장 세 다리의 피튜니아 딜라일라, 마침내 805호에 도착하고 차선책이 없음을 깨닫다
34장 은둔형 외톨이 클레어, 파티박스에서 해고당한 현실을 받아들이려 애쓰다가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심란해지다
35장 홈스쿨링을 하는 허먼이 끔찍한 사고를 당하다
36장 이언의 시각에서 아래의 사물들이 빠른 속도로 점점 더 커지다
37장 우리의 여주인공 케이티가 사악한 요부 페이와 만나다
38장 악당 코너 래들리, 자신의 끔찍한 실수를 인정한 다음 무심코 또 다른 실수를 저지르다
39장 사악한 요부 페이가 펭귄의 교미 방식으로는 충분한 쾌락을 느낄 수 없다고 결론 내리다
40장 히메네스가 마지막 서비스 신청을 영웅적으로 처리하다
41장 가스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인생에서 가장 용감한 행동을 하다
42장 피튜니아 딜라일라가 좀비들로 인해 세상이 멸망하는 동안 대니와 사랑에 빠졌던 추억을 회상하다
43장 은둔형 외톨이 클레어가 피튜니아 딜라일라의 아기를 받아주기 위해 노력하다
44장 홈스쿨링을 하는 허먼이 두 손에 한 생명을 안고 마음으로 한 인생을 보다
45장 이언의 수직강하가 8층을 지나 계속되다
46장 우리의 여주인공 케이티, 컵을 깨고 그녀의 마음을 지키다
47장 악당 코너 래들리가 진실한 사랑의 불가능성과 확실성을 발견하다
48장 사악한 요부 페이가 남자2의 전화를 받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팬티를 경험하다
49장 히메네스가 물이 새는 싱크대를 감수하기로 선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외로움도 선택이라는 사실을 발견하다
50장 가스가 진실한 사랑을 어렴풋이 느끼고 행복이 그의 배 속에 핫초코 한 모금처럼 퍼지다
51장 피튜니아 딜라일라가 끝내주게 맛있는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얻어먹다
52장 은둔형 외톨이 클레어가 직장과 데이트와 세상 밖으로 나갈 가능성을 얻다
53장 홈스쿨링을 하는 한없이 많은 허먼 중 한 명이 할아버지에게 작별을 고하다
54장 이언이 위험천만한 추락을 시작하고 끝내다
55장 우리의 여정이 끝나고 세빌 온 록시의 좋은 거주민들에게 작별을 고하다
감사의 글
리뷰
책속에서
생각은 줄이고 행동하라’가 금붕어의 철학이다.
이언이 말을 할 줄 안다면 “계획을 세우는 건 실패를 향한 첫걸음이다”라고 말할 것이다.
이언은 봉 비방(bon vivant: 인생을 즐기며 사는 사람)이다. 그에게 생각하는 능력이 있다면, 영어에 같은 뜻의 어구가 없어 프랑스어에서 훔쳐올 수밖에 없었던 표현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이언은 금붕어로서 언제나 행복했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스물다섯 층을 지나간 뒤 엄청난 속도로 포장도로와 충돌하게 되리라는 생각은 이언에게 떠오르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금붕어의 부족한 분석력은 이언에게 축복이다. 깊은 생각으로 인한 고민은 없고 원초적인 본능과 찰나의 기억만이 있다. 이언은 계획을 세우지 않고 순간순간 반응한다. 무엇이든 마음에 담아두거나 길게 심사숙고하는 법이 없다. 자신의 곤경을 깨닫는 순간 금세 잊어버리고 나중에 다시 발견한다. 그래서 이언은 잠을 잘 잔다. 걱정거리도 없고, 머리가 복잡할 일도 없다.
하지만 추락의 공포를 반복적으로 실감하면서 이언의 몸이 생리적으로 축나고 있다. 속사포처럼 방출되는 아드레날린이 도피 반응을 반복적으로 부추기며, 황금빛 껍데기에 싸인 물고기의 살덩어리를 압박한다.
“그런데 내가 뭘 하고 있었더라? 어, 숨을 못 쉬겠어. 젠장, 지금 고층건물에서 떨어지고 있잖아! 그런데…… 내가 뭘 하고 있었더라? 어…….”
생각이 없는 건 정말이지 축복이다.
그때 갑자기 아파트가 쥐 죽은 듯 고요해진다. 침대 머리맡에 둔 스탠드가 꺼진다. 냉장고 압축기가 돌아가지 않는다. 건물에 확연한 정적이 깃든다. 소리가 안 들리는 것도 그렇지만, 고요한 느낌이 너무 강하다. 조용히 윙윙거리는 전기 소리가 모조리 사라졌다. 있을 때는 눈치 채지 못했는데 없어지고 나니 단번에 알겠다.
코너는 저 아래 거리에서 차들이 지나다니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코너는 자기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닫는다. 뭔가가 변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그게 뭔지 이제 막 이해하기 시작했을 뿐이다.
방 한구석에 서 있는 스탠드가 다시 켜지고 냉장고가 찰칵 하더니 윙 하고 돌아가기 시작한다. 가스레인지에 달린 시계에서 녹색의 8이 한 줄로 번쩍거린다.
내가 케이티를 사랑하는구나, 하고 코너는 생각한다. 살면서 이렇게 확신이 든 적은 한 번도 없었어.
그러니까 도시 인구가 100만 명이 살짝 넘고 그들 중 반 정도가 남자라고 치면, 그리고 모든 남자가 한 번씩 전화를 한다면, 그녀의 회사는 10년 만에 도시의 모든 남자를 고객으로 받을 수 있다. 결국 그녀는 해마다 수천 명의 남자의 귓속에다 성적 환상을 속삭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숫자로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녀는 자기의 이런 가설이 완전히 부정확하고 터무니없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조금 추잡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이 도시에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은 수없이 많고, 모든 남자가 그런 전화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러고 보면 사람을 사귀는 일이 단순해 보여도 현실은 정반대다. 상대를 찾기가 쉬울 것 같지만, 그녀의 직업이 존재하는 걸 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인연 맺기를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여기는 아주 외로운 행성의 외로운 도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