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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9221727
· 쪽수 : 141쪽
· 출판일 : 2007-10-30
책 소개
목차
제1부 겨울 들판과 선문답하다
도고 도고역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
그녀와 물푸레나무
풍림모텔
겨울 들판과 선문답하다
저 들판 속에 짐승이 산다
당신을 찾으러 간다
비와 마주하다
구두 무덤
깨금발 아이
바다조곡
난생을 만나다
깊고 명료한 슬픔
백호
그 칼에 관하여 1
그 칼에 관하여 2
그러니까 그 하루치의 햇살이
제2부 한 마리 지구가 첫 몸을 풀듯
빈 들
바람의 지문
저 환장할 비행
푸른 손들의 꽃밭
한 마리 지구가 첫 몸을 풀듯
능소화 지는 시간
여자가 있는 정물 속의 카오스
채석강
열세 번째 달
그 여자
화들짝 놀라 피는 꽃 같은
나 언제 배와 같이
들판의 바람 아래서
몽유 화염
몽유 길 없는 길
바람이 없다
어느 해, 첫 꿈
제3부 슬픈 검투사의 노래
달을 지나다
겨울, 섬과 잠들다
아기업개 이야기
길의 바닥
뒷모습
2006년 봄, 대추리
슬픈 검투사의 노래
슬픈 검투사의 노래 삼보일배
매향
피난길
머지않은 훗날, 그때에는
피리 부는 사나이가 다녀갔어요
꽃으로 오소서
소래 포구
폭우
벼락의 꽃을 보다
내게 온 민달팽이
해설 / 박수연
시인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도고 도고역
거기 역이 있다 한다
지상의 끝에 있을 것 같은 역이
거이 있다 한다
열꽃이 미친 듯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더운 잠에 빠져/내려야 할 곳을 지나쳤거나 지나친 줄도 모르거나
철로의 행선지를 도무지 알 수 없거나
열차를 탄 채 제가 승객이라는 사실을 망각할 때
온몸을 뚫고 들어오는 도고 도고역
그이 혼에 이끌리듯 내려선다 한다
내려서자마자 주춤 발을 물린다 한다
전생의 새벽이 회색 바람에 묶여 와글와글 몰려오고
열차 떠난 자리엔 철로만 남아
수억만 년을 요지부동 엎드려 있었다는
완강한 자세로 철로만 남아
내릴 수는 있어도 탈 수는 없는 도고 도고역
회색 바람을 타고
서릿발 툭툭 털어내며 한 남자 걸어와
잿빛 양복을 펄럴이며 꿈결처럼 걸어와
눈자위 붉게 빛내며
천년만년 같이 살자 말을 건넨다 한다
그 말 하 심상해서
한 남자 소맷자락을 잡고 따라가
눌러 살고 싶어진다고 한다
멀리 드문드문 더운 김을 뿜어내는 산야와
뒤돌아보면 긴 꼬리를 땅속으로 뻗으며
요지부동 엎드려 있는 시간의 무덤들
약속도 없이 저 혼자 덜컹철컹
문을 열었다 닫는다 한다
거기 역이 있다 한다
생의 기척에 무감해 천근만근 무거운
잠 속에서 장기 투숙 하고 있을 때
그 역에 내릴 수 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