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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수사학

나무의 수사학

손택수 (지은이)
  |  
실천문학사
2010-06-30
  |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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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수사학

책 정보

· 제목 : 나무의 수사학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9221857
· 쪽수 : 144쪽

책 소개

<호랑이 발자국>, <목련 전차>를 펴낸 손택수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농경문화적 상상 인자가 지배적이었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 시집에는 도시인으로서 일상을 수락하며 살아가야 하는 이들의 애수가 유독 눈의 띈다. 시집은 녹녹잖은 일상적 삶을 끌어안고 하강함으로써 '민중'과 '전통'의 음계 속에서 다르게, 새롭게 공명한다.

목차

제1부

꽃단추 | 육친 | 감 항아리 | 모과 | 얼음 물고기 | 얼음의 문장 | 얼음 이파리 | 수직 파문 | 새 | 길이 나를 들어올린다 | 수채 | 수정동 물소리 | 흰둥이 생각 | 송아지 | 바늘구멍 사진기 |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 구만리 바다 | 눈 내리는 밤의 日記 | 숨거울 | 松韻

제2부

빛의 감옥 | 나무의 수사학 | 나무의 수사학 2 | 나무의 수사학 3 | 나무의 수사학 4 | 나무의 수사학 5 | 나무의 수사학 6 | 광화문 네거리엔 전광판이 많다 | 햇볕 한 장 | 서울에서 1시간 50분 | 두만강 검은 물에 | 망치 | 스프링 | 강철 거미 | 63빌딩 수족관 | 쓰레기왕 | 풍선인형 | 곰을 위한 진혼곡 | 쥐수염붓 | 귀머거리 개들이 사는 산 | 얼음 신발

제3부

동백 사원 | 굴참나무 술병 | 은유 | 감자꽃을 따다 | 바위를 쪼다 | 구름 농장에서 | 물통 | 푸른 밧줄 | 아파트 모내기 | 죽은 양귀비를 곡함 | 초승달 기차 | 자전거 안장 | 시골 버스 | 남해 밥집 | 가슴에 묻은 김칫국물 | 빙어 해장 | 물고기 입술을 기다림 | 백 년 동안의 바느질 | 새의 부족 | 내 시의 저작권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 지리산과 나의 불편한 관계

해설 박수연 | 시인의 말

저자소개

손택수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98년 〈한국일보〉(시)와 〈국제신문〉(동시)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나무의 수사학』 『붉은빛이 여전합니까』 『어떤 슬픔은 함께할 수 없다』 등이 있다. 제13회 노작문학상, 제2회 조태일문학상을 수상했다.
펼치기

책속에서

꽃단추

내가 반하는 것들은 대개 단추가 많다
꼭꼭 채운 단추는 풀어보고 싶어지고
과하게 풀어진 단추는 다시
얌전하게 채워주고 싶어진다
참을성이 부족해서
난폭하게 질주하는 지퍼는 질색
감질이 나면 좀 어떤가
단추를 풀고 채우는 시간을 기다릴 줄 안다는 건
낮과 밤 사이에,
해와 달을
금단추 은단추처럼 달아줄 줄 안다는 것
무덤가에 찬바람 든다고, 꽃이 핀다
용케 제 구멍 위로 쑤욱 고개를 내민 민들레
지상과 지하, 틈이 벌어지지 않게
흔들리는 실뿌리 야무지게 채워놓았다


수채

어딘가로 번지기 위해선 색을 흐릴 줄 알아야 한다 색
을 흐린다는 것은 나를 지울 줄 안다는 것이다 뭉쳐진 색
을 풀어 얼마쯤 흐리멍텅, 해질 줄 안다는 것이다
퇴근 무렵 망원역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맞은편 건
물 벽이 발그스름하게 물들어간다 어디선가 해가 지고
있는 모양이다 바깥으로 뿜어대던 열기를 삼키며 제 색
을 조금씩 허물고 있는 모양이다 삘딩으로 뒤덮인 거리,
둘러봐도 해는 보이지 않는데 지는 해가 분단장을 하듯
붕어빵집 아주머니의 볼과 생선비늘 묻은 전대를 차고
끄떡끄떡 졸고 있는 아낙의 이마에 머물렀다 간다 남루
하디남루한 시장 한 귀퉁이에 지상에 없는 빛깔이 잠시
깔리는 시간
바람이 구름을 몰고 성미산 너머 북한산 쪽으로 간다
한강에서 날아오른 물새 두엇이 물풀 냄새를 끼치며 선
교사 묘지 위로 날아간다
버스가 오기 전 둘 데 없는 눈으로 나는 바닥에 구르는
모래알을 보고, 모래와 모래가 등을 부비는 사이의 반짝
임, 흩어지면 사라지는 틈을 보고, 여위면서 바래가는 가
로수빛을 우두커니 바라보는데
깨어진 구두코에 내린 어둠을 구두약처럼 슬슬 문질러
대면서 나는 집으로 돌아가리라 장바구니를 들고 돌아오
는 아내와 시래기 마르는 처마 아래서 나물을 다듬는 어
머니의 집 간난도 설움도 불빛 하나로 단촐해진 지붕을
찾아가리라
저를 얼마쯤은 놓칠 줄 안다는 것 묽디묽은 풍경 속에
서 멈칫, 흐릿해질 줄 안다는 것 색을 흐린다는 것은 그러
니 나를 아주 지우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나를 아주 지우
지는 못하고 물끄러미, 다만 물끄러미 놓쳐본다는 것이다


나무의 수사학 1

꽃이 피었다,
도시가 나무에게
반어법을 가르친 것이다
이 도시의 이주민이 된 뒤부터
속마음을 곧이곧대로 드러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가를 나도 곧 깨닫게 되었지만
살아 있자, 악착같이 들뜬 뿌리라도 내리자
속마음을 감추는 대신
비트는 법을 익히게 된 서른 몇 이후부터
나무는 나의 스승
그가 견딜 수 없는 건
꽃향기 따라 나비와 벌이
붕붕거린다는 것,
내성이 생긴 이파리를
벌레들이 변함없이 아삭아삭
뜯어 먹는다는 것
도로변 시끄러운 가로등 곁에서 허구한 날
신경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피어나는 꽃
참을 수 없다 나무는, 알고 보면
치욕으로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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