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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산

작은 산

박철 (지은이)
실천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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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산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작은 산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9222090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13-04-29

책 소개

실천시선 209권. 박철 시집. 박철 시인은 도시 주변부 사람들의 삶과 애환, 소외된 자들이 가진 참된 아름다움을 노래해왔다. <김포행 막차>, <밤거리의 갑과 을> 등의 시집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혼란스러운 풍경 너머 존재하는 인간의 가치를 긍정한다.

목차

사랑|개화산에서|버리긴 아깝고|달|향하여|보푸라기꽃|별|탱자꽃|가로수|여자의 일생|나이|장마|일렁이다|사람박람회 관람기|작은 산|지리산에 살 때|매화촌|님을 따라나서다|길|굽|문|인생|또랑|취객|망원동 옛집|밤길|사촌|대구|만경(滿鏡)|늦은 밤 다리를 절며 길을 건너는 고양이|새의 통화|노인과 아이|뛰는 계절|나이테|눈길|정말|그해 가을|해빙 7|해빙 10|해빙 11|해빙 12|방황|어떤 이별|밖|마크|그날|솜이불|소요국(騷擾國)|흰 눈|이상한 시|깃발|향기 난다|까치집|밤눈|파란 달|병실에서|행주강|거리는 폭발한다|붕어빵과 詩|방
해설 고봉준|시인의 말

저자소개

박철 (지은이)    정보 더보기
시인. 『창비1987』에 「김포」 등 15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하였고, 시집으로 『김포행 막차』,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대지의 있는 힘』 등 11권을 간행했다. 1997년 『현대문학』에 소설 「조국에 드리는 탑」이 당선되었으며, 소설집 『평행선은 록스에서 만난다』가 있다.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 『옹고집전』, 『선비 한생의 용궁답사기』, 『김포 아이들』, 『엄마의 품』과 동시집 『설라므네 할아버지의 그래설라므네』, 『아무도 모르지』가 있으며, 육필시선집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등을 펴냈다. 13회 천상병시상, 12회 백석문학상, 18회 노작문학상, 16회 이육사시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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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개화산에서

히말라야를 다녀왔다는 한 사내가
껌을 밟고 섰듯 우렁차게 먼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 낮은 산이 더 오래된 산이다

조용한 산이 높은 산이다
눈보라에 이것저것 다 내주고
작은 구릉으로 어깨를 굽히고 앉았으나
부러울 것 없네 손자 손녀도 우습게 매달리고
때론 사이클 탄 이가 우주로 떠오를 듯 달려나가기도 하니

언덕에 섰는 갈참나무나 자귀나무도 마음이 연해
별다른 벌레들 기어들지 않고
청설모며 족제비가 종갓집을 이루는 터
내가 오늘 먹을 걱정에 터벅거리며 산을 내려오자
산은 슬며시 나의 옷깃을 잡으며
곧 볍씨 뿌리는 들판이 될 것이라 귀띔을 한다
따뜻한 바람을 모아 군불 지피는
끝내 고향이 되어버린 아우 같은 산
머리 긁적이며 돌아보니 오솔길은 발장난을 치고
묵은 꽃향기 수북이 손등처럼 쌓여 있다


보푸라기 꽃

가난이야 자청한 일이니 후회될 일 바이없고
병고는 하늘의 뜻이라 부끄러울 게 없다
오히려 옷소매에 피는 보푸라기꽃이 아름다워
오늘도 꽃밭 사이에 서보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가끔은 두렵고 고개가 저어지기도 하지만
왜? 하고 되돌아보기도 하지만
결국 내 앞의 풍경을 사랑하는
나에게 지고 만다
기어이 일어서는 나에게 밀리고 만다
누가 이기든 지든 면류관을 나에게 돌리는 그대

수경아, 아침이다 들길로 나가자
사람들은 사람들이고 나는 나다
내가 가는 길을 나는 간다*

보푸라기꽃 발길 옮길 때마다 향기 피워 올리고
눈썹처럼 떨리는 꽃잎들 제 몸을 안은 채 걸어가면
길은 만방으로 퍼져 나발을 분다
꽃 속의 숨어 있는 꽃 보푸라기꽃
오늘도 따뜻한 향기 소매 끝에 흔들리누나

* 니시다 기타로〔西田畿多?〕의 말.


취객
- 인사동 연가

오늘도 자정 너머 새벽이 오기까지
인사동 네거리에는 취객이 빗살처럼 흔들린다
흔들리며 차를 기다린다
그때마다 매일 한두 사람씩
택시를 타고 쥐도 새도 모르게 증발해버린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를 기다리지 않는 가족도 그를 찾지 않는 동료들도 모르고
그를 그리워하지 않는 옛 애인도 모른다
다만 네거리의 불빛과 조금 위 어둠과 그 위 별빛만이
안경 고쳐 쓰며 바라볼 뿐이다
사라진 사람은 어디로 가는가
광화문과 신설동과 홍은동 쪽으로
날아가는 길은 제각각이지만
그들은 모두 한 가지의 향기를 따라 사라진다
누군 아직 짝을 찾지 못한 옛 발해의 부마가 되기도 하고
누군 고군산열도 석유왕이 되기도 하고
누군 장자 화원의 정원사가 되기도 하고
누군 남녘으로 가 평생 그리워하던 이와 합방을 한다

그렇게 긴 세월
정신 못 차리고 흔들리며, 흔들리는 척 네거리에 섰다가
기다림의 끝은 모두 한바탕 웃음이라는 것을
손 저어 허공 위에 쓰며
밤하늘에 전하고
택시를 타고 하나둘씩 사라진다
어제도 인사동 네거리에는 자정 너머 어느 새벽이 오기까지
당신은 흔들리며 그렇게 당신의 나라로 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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