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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41330844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09-05-19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잊으라고 했잖아. 자유로워지라고 했잖아. 그런데 나를…… 기억하고 있는 건가, 꼬마 아가씨?”
준경의 목소리와 눈빛에 언뜻 스쳐 간 건 비난일까, 질책일까? 그러나 지금 그는 정확하게 3년 전의 기억을 재현하고 있었다. 미친 듯이 가슴이 떨리고 또 아팠다. 그녀의 눈가가 촉촉이 젖어들기 시작했다.
“기억하든 잊든 내 마음이에요.”
“정연서!”
“그래요! 난 못 잊었어요. 당신은 그게 쉬웠어요? 그럼 당신이 그 기억을 지워 줘요. 내가 자유로워질 수 있게 지금부터 당신이 도와줘요. 그럼 되잖아!”
“빌어먹을!”
제발, 날 밀어내지 말아요. 연서는 꼼짝도 하지 못하고 딱딱하게 굳은 그의 외로운 등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가슴만 졸였다.
“……좋아!”
긴장감 어린 오랜 침묵 끝에 마침내 그가 천천히 그녀를 향해 돌아서며 선언했다.
“6개월, 그게 나와 당신 삶에서 아무것도 아니란 것을 깨닫게 해 주면 되는 거지? 좋아. 그럼 그렇게 하자고.” - 1권 중에서
“오후에 고모가 내 첫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준다고 했는데 왜 듣지 않겠다고 했지? 궁금했을 텐데.”
“기다리고 있거든요.”
“뭘?”
연서는 손을 뻗어 그의 야윈 뺨을 가만히 어루만졌다. 보고 만지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린 내 남자.
“당신 마음에 난 상처가 나아 가는 거. 덧나지도 곪지도 않고 깨끗이 아물어 온전히 당신 마음이 내게로 향하는 날, 그때가 되면 당신 입으로 얘기해 줄 테니까.”
“연서야…….”
준경의 눈빛이 깊은 우물처럼 짙어졌다. 까슬한 짧은 수염이 돋아난 준경의 여윈 뺨을 그녀가 위로하듯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리고 떨리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솔직히 고백하면 기다리는 거, 힘들고 마음 볶이고 아파요. 하지만 당신만큼 아플 것 같지는 않아서 참는 거예요. 마음이라는 게 자기도 억지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애물단지니까. 첫눈에 반해서 내가 당신 3년이나 기다린 거 보면 몰라요? 그래서 나…….”
준경이 와락 끌어안는 바람에 연서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격한 감정을 가누지 못한 그의 가슴이 크게 들썩였다.
“너는 정말…… 바보야.” - 2권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