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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작가론
· ISBN : 9788946064614
· 쪽수 : 320쪽
책 소개
목차
한국어판 서문 / 머리말
제1장 ‘병원’에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시인 탄생의 숨은 자취에 관한 일본어 메모
1. 시집의 원래 제목은 『병원』 / 2. 영국에서 만난 ‘mortal’과 「서시」의 참뜻 / 3. 성경 속의 ‘mortal’ / 4. ‘immortal’로 덧붙여진 「별 헤는 밤」 / 5.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탄생 / 6. 메아리치는 ‘생명’ / 7. 영원한 시인
제2장 ‘반한(半韓)’ 시인이 쓴 ‘나의 벗’ 윤동주 1: 윤동주와 교류한 일본 시인 우에모토 마사오
1. 윤동주의 ‘시우(詩友)’ 우에모토 마사오 / 2. 우에모토 시인의 증언, 윤동주의 추억 / 3. 좌절된 추적, 우에모토 시인과의 그 후 / 4. 시집을 통해 더듬어본 우에모토의 발자국 / 5. 한국 자료 속 ‘상본정부(上本正夫)’ / 6. ‘반한’ 시인과 윤동주 / 7. 우에모토의 증언으로 알게 된 윤동주의 ‘사랑’
제3장 ‘반한(半韓)’ 시인이 쓴 ‘나의 벗’ 윤동주 2: 모더니즘의 해후와 괴리
1. 윤동주 「공상」의 미스터리 / 2. 평양역에서의 해후와 이별의 의미 / 3. 쇼와 연호가 붙은 시 / 4. ‘쇼와 14년 9월’의 시 세 편 / 5. 기쿠시마 쓰네지의 「눈사태」로 더듬어보는 윤동주의 시심
제4장 도시샤의 윤동주, 교토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발견된 생전 최후의 사진을 단서로
1. ‘히라누마 도주’를 찾아서 / 2. 윤동주가 말한 “부끄럽습니다” / 3. 발견된 생전 최후의 사진이 말하는 것 / 4. “그런 마음이 아닙니다!”: 교수 집에서의 작은 ‘사건’ / 5. 윤동주, 교토에서의 9개월 / 6. 교토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제5장 후쿠오카 형무소, 최후의 나날 1: 의문사의 진실을 찾아
1. 절망적인 ‘벽’ 저편에 / 2. 북3사의 ‘거주자’들 / 3. 미국에 있는 자료 속 윤동주와 치안유지법 위반 수형자들 / 4. 악화하는 식량 사정 / 5. 죽음의 대합실 / 6.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윤동주를 본 남자
제6장 후쿠오카 형무소, 최후의 나날 2: 영원한 생명의 시인
1. 윤영춘의 회상 / 2. 형무소 내의 ‘질서’와 빠져나갈 구멍이 된 규슈대 의학부 / 3. 최도균의 이상한 체험 / 4. 송몽규의 증언에서 도출된 것 / 5. 규슈대 의학부와 바닷물을 이용한 대용 혈액 연구 / 6. 여전히 가로막힌 ‘벽’ / 7. 생명의 숨결, 생명의 시인
제7장 그리고 시와 책이 남았다: 소장 일본어 서적으로 보는 윤동주의 시 정신
1. 유품 중 일본어 서적 / 2. 윤동주가 소장한 일본어 서적 27권 / 3. 다카오키 요조의 『예술학』, 정독한 흔적으로 보는 마음의 모습 / 4. ‘자신에게 돌아가라’, 『맹자』 인용이 말하는 것 / 5. 발레리에 대한 사랑, 시론으로 살피다: ‘포에지’ / 6. 생의 철학, 딜타이에게 기대하다 / 7. 하늘을 우러러본 윤동주
맺음말 / 윤동주 연보 / 부록: 「반한 그 73」, 「풍경」, 「눈사태」 원문 / 옮긴이 후기
책속에서
NHK 디렉터로서 1995년 시인의 50주기(일본에서는 종전, 한국에서는 광복 50년이기도 했다)를 계기로 KBS와의 공동 제작으로 윤동주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윤동주 시인의 조카인 윤인석 댁에서 자필 시집 원본을 촬영하게 된 것이다. …… 표지를 촬영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시집 표지 중앙에 만년필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라고 적힌 곳 왼쪽 옆에 연필로 ‘病院(병원)’이라고 한자로 썼다가 지운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는 것이었다. 윤인석은 윤동주가 정병욱에게 자필 시집을 헌정할 때 시집의 제목이 원래 『병원』이었다는 것을 밝히며 연필로 썼다가 지운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시인의 27년 생애에서 나를 다시 사로잡은 부분은 『병원』에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이르는 시인의 내면 변화다. 그것은 한 청년이 불멸의 시인으로 성장한 농밀한 시간 드라마이자, 윤동주라는 시인의 특질을 가장 집약적이고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핵심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단순한 제목 변경으로 끝날 만한 사소한 문제가 결코 아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의 「서시」가 완성된 동시에 행해진 이 변경은 시집 전체, 더 나아가 윤동주라는 시인의 생명에 결정적인 차이를 가져왔다고 생각된다. 암흑의 시대에 신음하며 고통의 늪 속에서 시를 잉태시키고 시어를 자아낸 청년은, 이 변경을 경험했기에, 시대적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거나 ‘병원’에 갇힌 사람처럼 움츠리는 일 없이, 시대와 나라, 민족을 넘어 빛나는 영원한 시인으로 승화한 것이다.
내가 더욱 ‘mortal’에 집착해 윤동주의 「서시」와 관련지어 생각하는 것은 제목이 『병원』에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바뀌는 과정에서 이 ‘mortal’, ‘immortal’이 매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서, 자필 원고를 처음 접했을 때의 인상으로 표지에 남은 ‘병원’의 흔적에 관해 썼는데, 그 뒤 『윤동주 자필 시고전집(사진판)』을 상세히 살펴보던 중에 외관상으로도 매우 마음이 쓰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또 다른 한 곳의 뚜렷한 ‘상처’(수술 자국)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것은 시집의 마지막에 실린 「별 헤는 밤」이 현재 알려진 마지막 4행 앞에서 일단 완성되어 완성 날짜인 1941년 11월 5일이라는 날짜까지 적혀 있는데도 그 후에 원고지 여백에 끼워 맞추는 식으로 4행이 추가된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