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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음악가
· ISBN : 9788946083752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25-04-25
책 소개
목차
엮은이의 말_이영미
1. 근래의 사진들
2. 인터뷰_정태춘·이영미
3. 앨범 리뷰 “92년 장마, 종로에서”
종로 거리의 독립군_전유성
이야기 노래의 감동_이장호
당당하게 더 많은 대중 속으로_손석희
걸쭉한 풍자와 절절한 서정정신_김창남
민중의 가슴에 바치는 무상의 공양_염무웅
4. 가사, 악보와 작품 이야기
4-1. 『92년 장마, 종로에서』 앨범 수록곡들
양단 몇 마름 / 저 들에 불을 놓아 / 비둘기의 꿈 / 이 어두운 터널을 박차고 / 사람들 / L.A. 스케치 / 나 살던 고향 / 92년 장마, 종로에서
4-2. 그 외의 노래들
우리네 식대로 / 에헤라 친구야 / 가을은 어디 / 샛강에서 수도꼭지까지 / 도두리의 봄 / 온전한 하나를 위한 동지
5. <가요 검열제 철폐 운동> 자료
가요 작사·작곡가 정태춘의 공륜 심의와 관련한 사례들
<가요 검열제 철폐 운동>에 관련한 일지
책속에서
이 책에서는 그의 작품과 더불어, 스스로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그의 말들을 될 수 있으면 솔직하고 풍부하게 싣고자 노력했다. 그간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대담과 각 작품들에 대한 그의 뒷이야기는 노래 자체에서 슬며시 배어 나오는 그의 생각과 체취를 더욱 강하고 또렷한 것으로 느끼게 해 줄 것이다. 김승근 씨와 박은옥 씨가 찍은 적지 않은 사진들도, 가수로서 혹은 조금은 과장된 의미의 ‘민주투사’로서의 정태춘이 아닌, 이 세상을 사는 한 사람으로서의 그의 체취를 솔직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배치하였다. 그간 그의 의욕적인 활동과 작품을 애정있게 보아온 몇몇 분들의 음반에 대한 감상과 비평들도 그의 작품과 세상의 관계를 보는 데 좋은 읽을거리가 될 것이다.
_ ‘엮은이의 말’에서
형, 바쁘시죠?
네, 요즘은 완전히 비지니스맨이예요.
으레 나올 법한 “늘상 그렇죠” 같은 대답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바쁘기는 무척 바쁜 모양이었다. 비합법 음반 『92년 장마, 종로에서』가 나오고 사전심의 제도에 공식적으로 선전포고를 던진 10월 말부터 계속 그런 모양이다. 그럴 것이다. 기자회견, 온갖 언론기관의 인터뷰, 방송국 출연, 시내 레코드점에서는 취급해주지 않는 그 음반을 전국으로 배포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엔 어디든 뛰어가서 사인 판매를 하고……. 작사, 작곡, 노래만을 하는 싱어송라이터의 일만 해도 수월찮은 일인데, 거기다가 ‘불법 음반제작자’에 ‘불법 배포업자’ 노릇까지 하니 여간 바쁘겠는가. ‘비지니스맨’이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
_ ‘인터뷰’에서
나는 천상병 시인의 시를 한 번도 읽어 본 적이 없었다. 그분의 얼굴부터 보게 되었다. 그 작은 찻집 ‘귀천’에서 당신이 굳이 먼저 왔다고(그 찻집의 몇 안 되는 손님 중 누구도 그분보다 먼저 왔다거나 또는, 차를 먼저 달라고 말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지만), 손님들 모두에게 까불지 말라는 듯이 단정적으로, 확신에 찬 어투로 말하는 그 어이없는 장난기가 기분 좋았다.
이 노래를 만들어서 당시 ‘노찾사’ 공연의 찬조 출연 때 부르려고 ‘학전’ 소극장으로 갔는데 가사대로나 소문대로라면 “소련에 도착”해서 이미 자리를 잡고 있어야 될 그 문승현이가 느닷없이 거기에 나타났다. “조금 연기됐어요”라며. 그에게, 관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 노래를 거기서 처음으로 불렀다.
_ ‘작품이야기 • 사람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