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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46422735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24-06-1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Aqua 큰 바다로 흐르다
이런 예측이 있었는데 두고 봅시다
1943년 긴 여름
인산약방(仁山藥房)
조팝꽃 기억
구룡포에서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청라언덕에서 마당 깊은 집까지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
인간의 조건
프라하의 봄, 한강의 봄
Ignis 불꽃이 튀다
안방의 태양
야인(野人) 생활
실크로드가 고속도로로 바뀌다
A lonely little big man
정릉 풍경
조사회사가 ‘벤처’이었던 시절
개성상인의 3대 원칙
친구보다 진리를
햇빛 도둑 바람 도둑
조지 갤럽 박사
인생을 바꾼 책
Gallup International의 20년 친구들
1979년 갤럽 인터내셔널 회의
Terra 민주주의의 토양이 되어
수레의 의견
한국에서 정치 여론조사가 가능한가?
1980년 서울의 봄
봄날은 간다
사직동을 걷다
인류를 사랑한 세계인
여론전쟁의 서막
최초의 선거 예측 도전
광장정치의 현장에서
아름다운 숫자
가리봉동 옥상의 비극
빅브라더의 그림자
AD-Score와 TV미터 개발
한 장의 사진
청와대에 불려 가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생긴 일
반항하는 인간
6시 정각 TV 깜짝쇼
쉬울 때만 예측하는 건 선거 예측이 아니다
1%의 승부사
전라도 사람, 경상도 사람
MBC TV 박무익의 성공시대
나의 사직동
조사는 결코 화려하거나 스스로 빛나는 업(業)이 아니다
누가 그들을 ‘밋치게’ 만들고 있는가?
‘NO’라고 말하는 용기
한국인의 생각을 보존합니다
국민을 행복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인간, 사회, 국가를 위해
함춘원(含春苑)에서
Ventus 세상을 감싸다
세상 모든 사람을 친구로 • 나윤선, 재즈 뮤지션
사람을 당황하게 하는 묘한 성격 •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기이한 선물을 하는 사람 • 김명신 명신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세상의 깊이, 원리를 직관하고 있는 인물 • 노익상 한국리서치 회장
가지 않은 길 • 나선미 전 동아일보 여론조사 전문위원
요즘 행복했던 세 가지 • 안기석 전 문체부 종무관, 전 동아일보 기자
그에게는 신(神)의 모습이 있다 • 양권식 서원동 성당 주임신부
광화문 일대를 주유했다 • 이명현 서울대 철학과 명예교수
철학과의 구세주 • 이한구 성균관대 철학과 명예교수
봄 사람 박무익 • 이철우 전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친정 오빠 같은 사람이었다 •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소탈한 친구, 칼날같이 엄정한 전문가 • 염홍철 전 대전시장
소탈이 지나쳐 많은 오해를 받았다 • 신창운 전 중앙일보 여론조사 전문기자
한국갤럽의 일 년 반이 내게는 리즈 시절이었다 • 마동훈 고려대 신방과 교수
박무익이 아니라 백해무익이라고 놀렸다 • 라종일 전 주영·주일 대사
박무익과 함께한 낭만의 시대 • 전종우 서울대 통계학과 명예교수
에필로그
연보
참고문헌
책속에서
아침저녁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던 10월, 주요 일간지에 적외선 스토브 광고가 일제히 실렸다. ‘안방의 태양!’ 카피라이터 박무익의 존재를 알린 결정적인 카피다. ‘태양이 아쉬운 계절, 당신의 안방에 태양이 솟게 합시다’란 부연 설명과 함께 일간지 지면 3할을 차지하는 대형 광고였다.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광고가 제품 이름과 함께 기능상의 장점을 설명하고 자랑하는 내용을 채우기에 급급했다. 박무익의 ‘안방의 태양’은 짧은 문장 하나로 강렬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획기적인 카피였다. 이날 무교동 낙지 골목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입사 10개월 차 박무익은 그 시대 가장 주목받는 카피라이터로 등장했다.
1974년 6월 17일 경영빌딩 8층 801호, 박무익은 조사회사 KSP(Korea Survey Polls)를 열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탄생이다. 당시 ASI라는 미국계 마케팅조사 연구소의 한국 지사는 있었으나 한국인이 독자적인 조사연구소를 설립한 것은 박무익이 처음이었다. 아내는 물론 직장 동료, 선후배, 친구들까지 모두 만류했지만, 사표를 던지고 가진 돈을 몽땅 털어 문을 연 회사다. 3주 전쯤 막내딸 지윤을 출산한 그의 아내는 개업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사장님 된 걸 축하한다”라며 배웅하는 아내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고 박무익은 어제같이 그날을 기억한다.
박무익은 조지 갤럽의 책을 통해 비로소 여론조사의 진면목을 알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숨 막히는 억압의 시대를 살며 조사인(pollster)으로서의 길을 모색하던 그에게 갤럽 박사의 책은 조사인이 어떤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어떤 사회적 임무를 해야 하는지를 일깨워 주는 불빛이었다. 민주주의를 위한 여론조사의 역할과 기능을 설명한 부분에서 박무익은 큰 호흡을 내쉬었다. 조사인으로서 제 몫을 다한다면 한국에 민주주의를 뿌리내리는 데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