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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국선변호인이 만난 사람들

[큰글자책] 국선변호인이 만난 사람들

(사건 너머 마주한 삶과 세상)

몬스테라 (지은이)
샘터사
3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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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국선변호인이 만난 사람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큰글자책] 국선변호인이 만난 사람들 (사건 너머 마주한 삶과 세상)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46474352
· 쪽수 : 284쪽
· 출판일 : 2023-11-13

책 소개

“나에게 배당되는 것은 ‘사건’이지만 내가 마주하는 건 결국 ‘사람’이다.” 기울어진 법의 저울을 바로잡는 국선변호인의 삶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 국선변호인이 사건 너머 마주한 사람 혹은 삶, 결국 세상 이야기.

목차

추천의 글
시작하는 글

나라에서 월급 받는 변호사

피고인 딸의 초등학교 입학 가방을 사다
피고인의 기억법
국선변호인도 억울하다
가장 힘들었던 증인신문
아낌없이 주려던 나무
소년을 보다
피고인의 어머니
변호인은 무척 실망했다
유혈목이
어디에나 진상은 있다
나도 변론하기 싫을 때가 있다
부모덕, 자식 덕보다 중요한 내 자신 덕

사회의 안전망을 짜는 이유

법무부의 자식
늑대 소년
공룡과 같은 존재가 되기를
추워지면 만날 수 있는 사람들
자기 자신을 위하는 마음
법정에서 울다
홀로 설 준비가 되지 않은 아이들
몸과 마음의 관계
형벌을 감당할 수 있는 그릇
몽쉘
우리가 친절해야 하는 이유

여전히 변방에 서서

발가락 양말
함구증
친절이라는 신
변론과 간병을 동시에 하다
잊어버린 것과 잃어버린 것
좋은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모두 위로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갑질 간섭기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유령 변호사
국선변호인의 장점
이제는 아는 마음
내가 국선변호인인 이유

저자소개

몬스테라 (지은이)    정보 더보기
국선전담변호사입니다. 10년간 누군가의 사선변호인이었고, 8년째 누군가의 국선변호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2천여 건의 형사사건을 국선으로 변호했고 9건의 국민참여재판을 했습니다. 딸이고 아내이자 엄마이고 동네 주민이면서 여러분과 함께 같은 시간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펼치기

책속에서

할아버지가 아무 말 없이 손을 눈에 가져다 대었을 때도 나는 그가 무언가를 기억해 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이제 울음을 삼키고 있었다. 법원에 서 있는 자신의 상황이 명확하게 인식된 그 순간에 그는 자신의 처지가 막막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80대 노인이 어찌해야 할지 몰라 울고 있는 아이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법정 앞에서 각자 다른 것을 기억하며 한참을 소리 없이 서 있었다.


나는 ‘인간의 깨끗한 마음’이 ‘복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복근이 보이지 않을 뿐, 다들 가지고 있는 것이며 언젠가 볼 수 있는 사람도 있고 결국 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저마다 뱃살의 무게가 다르고 지방층의 형성 경위와 두께가 다른 것처럼 선량한 마음이 가려진 경위와 그 두께도 다를 것이다. 나는 쉽게 지방층이 제거되지 않는 엄청난 뱃살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들이 복근을 보고 싶어 한다면, 적게 먹거나 운동해야 한다고 말하는 일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몇 살이지?” “열일곱 살이요.” “자해하지 마. 성인 되려면 얼마 안 남았어. 무슨 뜻인지 알지.” 아이가 고개를 들어 내 눈을 쳐다보았다. 그 눈길을 회피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자 아이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의 붕대 감은 손에 내 손을 가만히 덧대어 한참을 있었다. 곧 아이가 스스로 휴대폰과 통장을 개설하고 일을 하면서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때가 올 것이었다. 홀로 설 수 있는 때가 오면 아이가 새처럼 멀리멀리 날아가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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