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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경제경영 사상가 20인] > 찰스 핸디
· ISBN : 9788950919122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09-07-06
책 소개
목차
시작하는 글
1부 삐걱거리는 자본주의
1장 시장의 한계
돈의 문제점 | 시장의 문제점 | 경쟁의 문제점
2장 쓸모없는 효율성
세 가지 효율성 | 떠넘기기 사회 | 치우친 사회 | DIY 경제 | 잡동사니 세계 | 서구의 몰락
3장 목욕하는 아기
자본주의의 재해석
2부 우리 자신의 삶
4장 개인 자치 시대
다시 나 홀로 | 기업 자치 | 제라늄 이론 | 종교적인 선택
5장 올바른 이기주의
굶주린 자아 | 흰 돌 | 정체성 퍼즐 | 세 가지 단계 | 이기주의의 도덕
6장 의미를 찾아서
꿈 | 충분 원칙 | 한 모금의 숭고함 | 영혼불멸
7장 타인의 필요성
타인과의 삶 | 타인과 일하기 | 타인과의 연결
3부 더 좋은 사회로 가는 길
8장 보다 나은 자본주의를 위하여
누구를 위한 생존인가 | 기업의 흰 돌 | 보이지 않는 자산 | 카멜리아의 철학 | 부유한 독재란 없다
9장 시민 기업
고양이 무리 | 네 가지 이야기
10장 올바른 교육
함께 배우는 경기
11장 정부에 바란다
균형 회복을 위하여 | 노동력의 회복 | 민주주의의 재창조 | 참여의 구조
맺는 글
2097년의 세계 | 좋은 소식 | 앙트레프레너의 필요성 | 세계 최고의 걸작
감사의 말
참고문헌
리뷰
책속에서
효율성은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 골고루 혜택을 주지 못한다고 해도 어쨌든 성장을 가져온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해서 추가로 번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에 대해 모르고 있다. 3퍼센트의 성장률이 100년 동안 지속된다면, 지금보다 모든 것을 16배로 소비하게 될 것이다. 만일 예상대로 인구가 안정되거나 줄어든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우리 모두가 자동차나 텔레비전을 16배로 사고, 16배로 자주 여행하고, 16배로 음식을 먹거나 석유와 가스를 소비할 수 있을까? 물론 별의별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생겨나겠지만 그것들도 역시 점차 ‘잡동사니’가 될 것이다.
잡동사니는 우리를 유혹하는 모든 쓸모없는 물건들을 말한다. 예를 들면, 비가 올 때 쓰는 와이퍼가 달린 안경이라든지, 바닥에 걸레가 달려서 집 안을 걸어 다니면서 마루를 닦을 수 있는 슬리퍼가 있다. 나에게는 절대 매지 않는 넥타이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잡동사니다. 우리는 크리스마스 때마다 화려하게 포장된 잡동사니 물건들을 받는다. 그리고 더욱 독창적인 잡동사니 상품 목록이 우편물과 함께 집으로 배달된다. 미국에서는 발렌타인데이인 2월 14일에는 하트 모양의 초콜릿이 300만 상자나 팔린다. 내게는 이것도 잡동사니로 보인다.
잡동사니는 나라마다 특색을 달리할 수 있다. 내 친구가 브라질에 사는 사람을 방문했을 때 그의 집에는 냉장고가 여섯 대나 있었고, 그중 다섯 대는 플러그가 뽑혀 있었다. 친구가 이유를 묻자 브라질 사람이 설명하기를, 그곳에는 물가 상승이 최고조에 달해서 돈이 마치 햇빛에 우유가 마르듯 금방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그는 현금이 생기자마자 밖에 나가서 써버린다고 했다. 그때 사고 싶은 것이 냉장고밖에 생각나지 않았단다. 말하자면 잡동사니 냉장고인 셈이다. ‘충동구매’가 바로 이런 것일까? 이것을 위해서 우리 모두가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단 말인가? 58p
내가 말하는 ‘올바른 이기주의’의 개념은, 우리는 불가피하게 타인과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때로는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우리가 진정 누구인지에 대해 탐색해야 한다는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한 탐색을 통해 자존심이란 결국 타인들과 다른 일들에 대한 책임감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올바른 이기주의는 현실도피가 아니다. 앞서도 말했듯이, 우리는 역설적으로 자신을 초월한 무언가에 몰두할 때 진정한 우리 자신을 발견한다. 그것은 누군가에 대한 사랑이거나, 어떤 대의나 소명의 추구, 또는 어떤 그룹이나 단체에 대한 헌신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주변 세계의 변화로 인해 이기적이 되지 않을 수 없지만, 올바른 이기주의를 선택할 수는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선택을 한다면, 우리가 체제를 위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체제가 우리를 위해 움직이게 만들 수 있다.
이 책의 3부에서 나는 사회제도에 이러한 철학을 적용하여 어떤 실제적인 변화와 개선을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해보고자 한다. 그러나 그 철학은 우리 자신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105pp
GNP(국민총생산)를 나타내는 국가의 성적 대비 일람표는 오로지 돈으로 계산된다. 가격이 붙지 않는 생산품이나 활동은 계산에 들어가지 않는다. 수단은 목적이 되었다. 결국 돈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돈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정치가들은 더 많은 지폐를 우리 주머니에 넣어주겠다는 구실로 득표를 유도한다. 그러나 지금 서구인들은 자신들이 하는 말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석연찮은 느낌을 갖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 지어낸 돈의 신화에 갇힌 수인囚人이 되었다.
고차원의 굶주림은 단순히 저차원의 굶주림의 연장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것일 수 있다. 돈은 꼭 필요하지만, 행복을 위한 충분조건이 될 수 없으며, 그런 경우 돈이 더 많다고 해서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추운 기후의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충분한 난방을 필요로 하지만, 이미 충분히 따뜻하게 느끼고 있다면 난방을 더 넣어준다고 해서 더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정부와 경제학자들에게 불안한 소식이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물질적이며 주변적인 성장이 아닌, 심리적이며 철학적인 성장은 한계가 있고 훨씬 다루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더 많고 더 싼 빵에 대한 약속이 더 이상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없을 때 어떻게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것인가? 사람들이 좀 더 많은 빵을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원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경제가 성장할 수 있겠는가? 시장 철학, 더 싸고 더 맛있는 빵을 얻는 길, 그리고 자본주의의 핵심 원리가 어떤 염려스러운 부작용을 일으키기 시작했다는 인식이 확대되는 것이 그들에게는 아직 불편할 뿐이다. 25-26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