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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의학
· ISBN : 9788950924584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10-06-0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의학,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다___전우택
1부 | 의학, 상상력이 혁명을 부른다
역사에서 보는 의학적 상상력___이재담
수술실에 들어온 Dr.로봇___나군호
의학, 뇌의 영토를 점령하다___김재진
의학, 예술에게 마음을 열다___허정아
2부 | 의사, 상상력으로 사람을 살린다
의학,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___이자경
의학, 윤리의 눈물을 흘리다___이일학
인간적인 의학을 위한 상상력___안덕선
에필로그
상상력, 미래 의학을 위한 원동력___임정택
부록 : 테크네 심포지움 지상중계
의학적 상상력, 의학의 미래를 열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의학에서 상상력은 단순히 기발한 것을 만들거나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 우는 아이들의 청진을 더 쉽게 하기 위하여 청진기를 따뜻한 장난감으로 만드는 아이디어부터 의수족을 더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고, 지금까지 도저히 치료하기 힘들었던 질병에 쓸 수 있는 새로운 약물을 개발해내며, 가난한 시골 벽지의 사람들도 모두 편안하게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국가 의료 제도를 만드는 것, 그리고 죽어가는 환자들을 잘 돕는 가장 편안한 대화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것에 이르기까지, 의학이 필요로 하는 상상력은 단순한 기발함을 넘어선다. 그리고 그것은 모두 하나의 공통점을 가진다. 바로 인간을 소중히 여기는 '정신'과'첨단 과학기술'과의'결합'이다. 역사적으로 의학은 언제나 정신과 과학의 결합물이었다. 히포크라테스의 의학이 탄생한 것도 그 시대가 가지고 있던 가장 앞선 정신과 그 시대의 최고 과학이 합쳐져서 가능하였다. 그 전통은 수천 년의 의학사 속에서 지금도 계속 흘러오고 있다. 그러기에 진정한 의학적 상상력은 '정신적 상상력'과'과학적 상상력'을 합해야 만들어진다. 아마 그런 최고의 의학적 상상력을 상상하는 것이 바로 21세기 의학의 최대 과제는 아닐까?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수준에서 최선을 다하여 인간의 고통과 맞서 싸워 인간을 보호해내는 일. 그것이 의학적 상상력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28-29쪽)
에틸에테르 마취는 빠르게 유럽의 의료계로 퍼져나갔다. 그러나 자극적인 냄새를 가진 에틸에테르는 구토를 유발하기 쉽고 인화성이 강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한 또 하나의 마취제 클로로포름은 에틸에테르 마취의 이듬해에 영국에서 도입되었다.
1831년에 이미 합성되어 있었던 이 약은 값이 싸며 인화성이 없고 소량으로 확실한 효과가 있었으며 냄새도 역하지 않았다. 클로로포름은 다른 휘발성 화합물 중에도 마취제가 있을 것이라 추측한 에든버러의 제임스 심프슨이 각종 약품을 하나씩 흡입해보다 알아낸 것이었다.
클로로포름은 너무 많은 양을 투여하면 사망할 위험이 있었지만 효과가 빨리 나타났으므로 특히 군대에서 환영을 받았다. 의사들은 일반적으로 간단한 수술에는 에틸에테르를,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좀 더 깊은 마취 상태가 필요할 때에는 클로로포름을 썼는데 두 약품을 적당히 섞어서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
세계 최초의 마취 전문의사로 기록될 존 스노우가 영국 여왕의 분만 마취에 클로로포름을 사용하자, 이 뉴스는 클로로포름의 이름을 세계에 널리 전하는 결과를 낳았다. 클로로포름은 1929년 좀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 마취약인 사이클로프로페인이 개발될 때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인 마취제였다.
19세기 중반 의사들은 통증 완화를 위해 가능한 수단을 모색하는 와중에서도 이미 발명되어 손을 뻗치면 바로 잡을 수 있었던 최면제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었다. 그들은 최면제를 사용한다는 것에 대해 막연한 혐오를 느끼고 있었는데 당시 그 같은 약제를 사용하는 것은 마약 중독자들이나 하는 짓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인류의 고통을 덜어주는 마취의 발명이라는 위대한 업적은 세속적인 부와 명예를 추구하는 몇 명의 영리하고 머리가 잘 도는 기술자들의 차지가 되고 말았다고 할 수 있다.
마취법의 발명은 유럽에 비해 변방에 머물러 있었던 미국의 의학이 세계에 공헌한 커다란 업적이라는 면에서 특징적이다. 또 수많은 학자의 꾸준한 노력이나,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하는 체계적인 연구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몇몇 인물의 임기응변에 의해 하루아침에 나타난 독특한 발전의 형태를 띤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이는 당시 미국이라는 역동적 신생국가가 권위주의적인 의학보다 현실에 적용 가능한 의료를 위한 의학이라는 실용적인 가치를 존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60-61쪽)
2010년 4월 12일, 세브란스병원 수술실에서 수술용 로봇 '다빈치'와 함께 945번째 비뇨기과 수술인 전립선암 절제수술이 진행되었다.
로봇이란 용어는 약 80여년전인1921년 체코의 극작가 카렐 차페크Karel Capek가 쓴 희곡「로섬의 만능로봇Rossum's Universal Robots」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당시는 반복적인 일을 하는 단순한 기계를 의미하였다. 그 후 1950년,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가 쓴 공상과학 소설에 지능을 가진 로봇이 등장하였으며, 현재 많이 인용되는 로봇의 3대원칙이 바로 여기에 나온다. 이어 1970년대에 아주 유명한 영화〈스타워즈〉에 R2D2라는 로봇이 우리에게 다가왔으며, 최근에 영화〈터미네이터〉시리즈 등에서 많이 다뤄지고 있어 더이상 로봇이라는 존재가 생소하지 않다. 그러나 소설이나 영화에서 많은 로봇들이 나오고 있지만 의료에 사용되는 로봇은 그리 많지 않았다.
로봇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기발한 상상력으로 의료에 접근했던 영화가 있다. 1966년 영화〈마이크로 결사대〉는 총상으로 한 과학자가 뇌 손상을 받았는데 손상부위가 아주 깊어서 일반적인 외과수술방법으로는 오히려 환자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줄 가능성이 높아, 외과의사 한 팀을 아주 작게 축소시켜 환자의 말초혈관을 통해 혈관 속을 거쳐 손상된 뇌 부위로 들어가 성공적으로 치료를 하고 나오는 내용이다. 당시에는 실현될 수 없는 꿈같은 내용이었지만, 현재 의학의 수준에서는 비록 사람이 축소되어 들어가지는 않지만 외부와 연결된 아주 가느다란 기구를 말초혈관을 통해 병
변 부위에 도달시켜 여러 가지 조작을 통하여 실제로 활발히 치료를 하고 있다. (67-6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