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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50930233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1-04-08
책 소개
목차
1부. 신비의 영토, 몸 안을 상상하다
01 몸의 시작, 인간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태초의 혼돈은 무엇?|상상하는 인간의 탄생
멈출 수 없는 창조적 상상력|인류 진화의 ‘빠진 고리’
02 인간 정복의 욕망, 몸의 지도를 완성하다
보고 싶은 욕망의 길|동양의 해부학
투명한 몸을 꿈꾸다|메디컬 아트|DNA 변신은 무죄
03 포스트휴먼 상상, 미래의 몸을 열다
인간의 탈을 쓴 기계|프리먼 다이슨과 다이달로스
나노와 상상|트랜스휴먼|몸과 유토피아
2부. 또 다른 ‘나’, 몸 밖을 상상하다
01 상상과 현실, 그 사이를 흐르는 몸
거울, 이미지와 상상에 빠진 몸|2009 디지털 나르시스
호접지몽, 꿈인가 현실인가?|목왕과 주술사
매트릭스, 2199년의 몸
02 무한한 몸의 탄생, 더욱 무한한 몸의 확장
가상현실 속의 몸, 아바타 | 세컨드 라이프와 세컨드 바디
몸에 관한 무한 상상 | ‘시몬’의 유혹
피그말리온, 상상이 현실이 되다 | 대리몸, 써로게이트
03 영혼, 몸을 떠난 것들의 움직임을 보다
유체이탈, 몸 밖으로의 여행|나를 보는 또 다른 나
신묘한 능력, 분신술|로봇 분신, 제미노이드
04 ‘인간제조’를 향한 발칙한 상상들
불멸의 욕망, 초상화|상상의 현실적 힘|가면, 그 원초적 상상
상상의 몸, 인형|신을 닮은 인간, 인간을 닮은 로봇
가상현실 속의 몸, 아바타|세컨드 라이프와 세컨드 바디
몸에 관한 무한 상상|‘시몬’의 유혹
피그말리온, 상상이 현실이 되다|대리몸, 써로게이트
3부. 상상의 몸, 그 경계를 통찰하다
01 몸과 경계, 안과 밖의 마주침 혹은 뒤섞임
경계로서의 몸|자웅동성, 인간의 세 종류|트랜스젠더, 성의 변신
남자, 또는, 그리고 여자|양성의 뒤샹, 로즈 셀라비
02 몸의 연금술, 경계 없는 몸을 창조해내다
초현실주의와 몸|몸의 주술, 문신 상상력|바디페인팅|피부의 무한 상상
03 몸과 기계의 융합, 슈퍼휴먼의 탄생
기계인간의 철학적 계보|산업혁명이 상상한 몸
속도로부터 상상된 기계인간|바우하우스와 기계인간
기계와의 사랑|전기 인간이 된 여성|양성의 몸을 갖는 기계
04 경계적 존재, 몸은 상상의 네트워크다
상상의 네트워크로서의 몸|몸, 우주의 축소판|네트워크화된 몸
마음을 바꾸는 장기이식|포스트휴먼 상상|경계의 융합, 사이보그|잡종인간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신화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인간 제조에 대한 상상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신에 의해 흙으로 창조된 인간과 과학기술로 창조된 사이보그에 이르기까지, 인간에 대한 창조는 끊임없는 상상의 테마였다. 인간제조에 있어서 신화시대와 현대를 구분 짓는 것은 창조의 주체가 신인가 인간인가라는 점이다. 신화시대 창조의 모든 주체는 항상 신이었다. 프로메테우스 역시 올림포스 신의 권한에 도전했지만, 그의 소속 또한 근본적으로는 신이었다. 하지만 17세기 과학혁명이 일어나기 전, 그러니까 고대로부터 근대의 중간 단계인 중세에는 신화시대와 과학시대를 잇는 과도기적 상상력이 등장한다. 흔히 연금술은 금을 제조하기 위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들이 추구했던 것은 상당 부분 창조의 신비로 다가서기 위한 노력의 하나였다. 알베르투스와 파라켈수스, 로저 베이컨 등 연금술과 관련된 많은 이들과 인조인간의 이야기가 겹쳐지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인조인간이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그것이 성공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중세에는 인간 창조를 신들의 영역으로부터 끌어 내려 직접 인간 제조에 도전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과거처럼 신비로운 힘에 의존하는 방식이 아니라 물질들의 화합과 숙성을 활용하였다는 것이다. 흙으로 제조해 신성한 힘을 불어넣어 인간을 만들었다는 신화시대의 상상력이 중세에는 물질적 차원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러한 물질적 차원으로의 전환이 현대의 사이보그 탄생을 가능하게 한 것이었다. 상상력의 형태는 문명과 과학기술에 따라 진화하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16세기에 중국을 통해 서양 해부학이 전해지기 이전 동양의 해부도는 민중들 의식 속에 깊게 뿌리박혀 있던 도교적 세계관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생명을 중시하고 불로장생을 추구하는 도교는 의학과 깊은 관련성이 있었다. 자기 양생을 통해 병과 수명을 다루는 도교는 의학적 내용을 적극 수용해 수련에 사용했다. 무위자연을 교의로 하는 도교 사상의 이러한 점들은 동양 해부학을 상상적인 것으로 만든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실제 인체를 해부했다는 기록은 1세기 초와 12세기 단 두 번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해부 목적은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죄인 몸에서 악행의 원인이 된 장기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몸을 직접 해부하지 않고도 몸속을 들여다보는 기술을 개발했다. 엑스선을 발견한 빌헬름 뢴트겐은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눈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것들을 보게 해주는 광선을 발견했다”라고 했다. 하지만 엑스선이 발견된 이후 몸을 투과해 엑스선 촬영을 하게 된 것은 한참 후였다. 미지의 영역이었던 몸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은 몸에 대한 상상력의 패턴에 변화를 가져왔다. 청진기를 귀에 대고 손으로 환자의 아픈 부분을 두들김으로써 들려오는 소리의 반향으로 몸속 상태를 상상했던 전통적 방법은 1895년 엑스선 발견으로 큰 변화를 맞이한다. 이후 CAT, MRI, PET 등 몸속 상태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계들이 발달하면서 사람의 몸은 “유리 상자처럼 투명해졌다.” 그렇다면 투명한 몸은 어떤 상상에서 나왔으며, 어떤 상상들을 불러 일으켰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