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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후기(영조~순종)
· ISBN : 9788950928148
· 쪽수 : 712쪽
책 소개
목차
서문-국치 100년을 앞둔 1년간의 장거리 계주
1. 망국의 그림자
2. 일본의 침탈 전략
3. 조선 지배층의 무능과 해이
4. 친일파의 망동
5. 지식인들의 위기 대응
6. 언론의 계몽과 투쟁
7. 민초들의 저항
8. 한국을 도운 외국인들
9. 정치가와 군인들의 행보
10. 여성들의 목소리
11. 안중근 의거
12. 민족 지도자들의 독립 구상
13. 민족자본의 활약
14. 근대문명의 수용
저자 좌담
저자별 수록 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여섯 명의 고정 필자를 비롯한 집필자들의 전공은 다양했다. 근세사, 경제사, 문학사, 문화사, 생활사, 언론사, 의료사, 전쟁사를 전공한 전문가들이 각기 다른 시각에서 1세기 전에 파묻힌 역사의 잔해를 해부하여 망국의 원인을 들여다보고 꿰매는 작업에 매달렸다. 종합병원의 각 분야 전문의들이 1세기 전에 사망한 시체의 환부를 도려내어 사인을 규명하는 것과 같은 공동 프로젝트였다. 망국으로 치닫는 대한제국 마지막 1년 동안, 황제로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살았으며, 무슨 희망과 목표로 투쟁했는지 돋보기로 들여다보는 작업이었다. 다시는 죽음에 이르는 병에 걸리지 말아야 하며 건강한 나라로 영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미국 <콜리어스>지의 특파원 로버트 던은 서울을 떠날 준비를 하던 날 아침 일본인 통역 구리타에게 150달러를 바꿔 오도록 지시했다. 저녁때에야 짐꾼들이 지고 온 엽전 더미를 본 그는 놀라 나자빠질 지경이었다. 「한국에서의 현금 환전」이란 제목의 기사는 미화 1센트가 종류에 따라 엽전 15~30개와 맞먹는 액수였으며 1달러를 환전하면 장정 한 사람이 지고 가야 할 지경이었다고 설명했다.
한말에 ‘벽돌신문’으로 불리던 지면이 있었다. 활자를 뒤집어엎어 검은 벽돌을 쌓은 모양의 지면을 일컫는다. 조판을 끝내고 인쇄 직전 검열에 걸린 기사를 삭제한 탓이다. 한자로는‘복판(覆板)신문’이라고 했다. 러일전쟁 후 일본 헌병대는 한국신문에 사전검열을 실시하여 침략에 장애가 되는 항일 기사를 깎아내도록 명령했다.
첫 벽돌신문은 ‘한일의정서’ 조인을 보도하려다 기사가 삭제된 1904년 2월 24일자 <황성신문>이다. 제1차 한일협약 이후 침략의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검열 강도는 더욱 세졌다. 우리말에 능통한 일본인 통역관들은 이 잡듯이 기사를 검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