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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 이야기
· ISBN : 9788950930820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1-08-10
책 소개
목차
피터 드러커의『붓의 노래』를 읽고 _ 손철주
‘다음에 나올 드러커 연구’를 기다리며 _ 김종욱
역자 서문
제1장 산소 컬렉션 및 일본화 관람기 _ 이재규
피터 드러커의 클레어몬트 자택 | 한국의 예술을 높이 평가한 드러커 | 2005년 11월 추도식
2009년 11월 탄생 100주년 기념식 | 산소 컬렉션 전시회 | 불화와 선 문화 | 일본의 가면극
도쿄 국립 박물관 세슈 특별전 | 야마토에와 가라에 | 일본 미술의 흐름 | 풍속화
세슈와 겟센 겐즈이
제2장 드러커와 일본과 일본 예술 _ 이재규
자포니즘 | 같은 말 다른 뜻, 우키요에 | 사생관 | 미국 경영학자를 초대한 일본 | 남화 혹은 문인화
제3장 일본화를 통해 본 일본 _ 피터 드러커
이에家전통과 개인주의가 혼합된 나라, 일본 | 일본의 새대별 개인주의와 서양의 시대별 보편주의
일본인들의 협동 정신의 허구성 | 서구에서는 전문가만 동물화를 그리지만, 일본 화가는 모두가 동물화를 그린다
일본인의 특성을 나타내는 조류 그림 | 공동체를 위한 협조와 자발적인 경쟁 | 특정 유파에 속한 개인주의
겉과 속이 다른 일본의 이중성 | 모순의 해결 | 일본 문화의 유일한 특성: 모순의 포괄 | 모순과 양극성의 차이
양극성의 포괄은 유교를 받아들인 결과 | 일본어의 히라가나와 한자의 다른 역할
인간관계와 조직에서 발견되는 양극성 | 일본 조직은 전제주의의 표본이자 민주적 참여의 모범이다
민주주의와 전제주의의 종합 | 외국 문화의 흡수와 일본 문화의 보존 | ‘와레와레 니혼진’의 의미
일본화의 풍경화를 보는 법 | 신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 일본인의 미의식
중국인이 불편하게 느낀 일본적 미학은 무엇인가 | 중국화와 일본화,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기하학, 대수학, 위상 수학 | 서양화와 일본화의 차이 | 위상 수학적 그림이란 무엇인가
불교도 중국과 한국의 영향을 받았으나 곧 일본식으로 바꾸었다 | 화혼양재 | 일본과 외국을 구분하는 일본의 미의식
일본의 수용 관계 능력은 유지될 것인가 | 10분 만에 그리기 위해 80년을 배웠지요 | 인간관의 차이
학습 곡선 이론: 서구와 일본은 다르다 | 일본의 학습 개념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 일본의 전통은 무너지는가
일본화 전통에서 본 일본인의 지각知覺능력 | 마셜 맥루언의 통찰 | 일본화는 현대 서구의 회화보다 1000년이나 앞섰다
토마스 아퀴나스와 무라사키 시키부 | 결론: 일본은 지각력이 남다르다
제4장 일본의 역사와 전통회화의 이해-고구려 불화에서 우키요에까지 _ 이재규
아스카 시대와 나라 시대: 일본에 불교와 불화가 전해지다 | 가라에와 야마토에
헤이안 시대: 야마토에가 일본 회화의 고전양식으로 자리 잡다
가마쿠라 시대: 무가정권 시대가 열리다 | 수묵화 시대가 열리다 | 무로마치 시대 회화 | 세슈
히가시야마 시대와 카노파의 탄생 | 아즈치모모야마 시대, 카노파의 전성시대 | 카노파 계보 | 도사파
카노 에이도쿠와 카노 산라쿠 | 에도 카노파를 연 카노 타뉘 | 에도 시대의 시대구분
에도 시대의 정치, 경제 문화 | 마츠오 바쇼와 요사 부손, 하이쿠와 하이가 | 에도 시대 초기 일본 회화
에도 시대 중기의 회화 | 도시와 상업의 발달 | 우키요에: 뜬구름 세상에서 쾌락적 삶으로
에도 시대 후기의 사회변화와 회화의 흐름 | 타니 분초와 와타나베 카잔 | 에도 카노파, 에도 린파, 복고 야마토에
기인 하쿠인 에카쿠와 센가이 기본 | 에도에서 황금기를 맞은 우키요에 | 호쿠사이와 히로시게
에필로그 산소를 찾아서
부록
「일본화로 본 일본」에 등장하는 일본 화가
한중일 연대표
인명 색인
책속에서
우키요에는 간단히 말해 일본의 풍속화로서 다색 목판화이다. 일본의 특정한 회화 작품 양식을 의미하는 고유 명사로, 보통 명사로서의 풍속화와는 다르다. 우키요에浮世繪에서 우키요浮世라는 말의 유래는, 발음은 같지만 뜻이 다른 말인 우키요憂き世에서 나왔다.
근세 이전, 전란으로 비참한 생활을 하던 일본 서민들은 불교의 염세 사상에 따라 현세를 ‘덧없고’ ‘허무하고’ ‘근심스러운 세상’이라는 의미의 우키요憂き世라고 생각했다. 달리 말해 불교의 영향을 깊이 받은 중세 이전 일본의 염세적인 인생관에 따르면, 아미타불이 있는 서방 정토 극락세계에서 성불할 수 있는 내세와는 달리 현세는 멀리해야 할 근심스럽고 걱정스러운 세상으로 여겼다.
근세에 이르러 일본도 사회가 차츰 안정되면서 현세는 순간일 뿐이라는 사고가 팽배하고 향락을 추구하는 풍조가 퍼졌다. 그러자 세상은 ‘덧없는 곳’, 즉 우키요憂き世가 아니라 ‘누려야 할 현실’ 혹은 ‘떠 있는 현실 세계’라는 뜻으로 우키요浮世로 바뀌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잠시 동안 머물 현세라면 조금 들뜬 기분으로 마음 편히 살자’는 식으로 바뀐 것이다. 그리고 발음은 똑같이 ‘우키요’라고 하면서도 글은 憂き世에서 긍정적인 浮世로 쓰게 되었다.
일본인들의 협동 정신의 허구성
미국인들 사이의 지나친 경쟁을 비판하는, 그리고 그것을 일본인들의 협동 정신과 비교하여 미국의 단점이라고 주장하는 일본의 학자와 전문가는 일본 기업들이 시장에서 기업들 간에 벌이는 경쟁과 동일 회사 내에서 경영자들 사이의 승진 경쟁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에 일본은 일본 학교에서 벌어지는 학생들 사이의 치열한 경쟁은 경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열 살 먹은 일본 학생이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가 아파서 한두 주일 학교에 못 나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한다는 말을 들으면 미국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 학교를 결석한 친구는 그리하여 소수만 입하하게 되는 일류 중학교의 입학시험 경쟁에 뒤처지게 되는 것이다.
일본에서 사업을 하는 서구인들은 ‘와레와레 니혼진我我日本人’, 즉 ‘우리 일본인들은’이라는 일본말에 곧 친숙해진다. 그 말은 ‘우리 일본인들은 너무 달라서 당신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 할 것이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와레와레 니혼진’이 뜻하는 바는 일본의 풍경화 속에 표현되어 있다. 풍경화 속의 언덕과 나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일본의 독특한 정신적 풍경화의 눈에 보이는 표면이고 또 피부다. 그것과 비슷한 풍경화는 다른 곳에도 있을 것이다. 대만에도 한국에도 비슷한 언덕이 있다. 그러나 일본인이 보기에는 동일한 의미를 지닌 풍경은 없는 것이다.
일본의 풍경화는 사물의 실질적인 모습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다. 예컨대 가장 초기의 몇몇 일본 풍경화들이 의도한 대로 신도 사당의 지리적 경계를 결정하는 유효한 법적 서류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와레와레 니혼진'이 의미하듯) 일본의 풍경화가가 그린 풍경화는 일본인으로서 존재의 무게중심을 나타내는 정신의 풍경, 즉 내면세계를 의미한다. 그런 풍경은 말하자면 일본 그 자체Japan an sich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