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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50935627
· 쪽수 : 582쪽
· 출판일 : 2012-11-08
책 소개
목차
Part 1 · 11
Part 2 · 197
Part 3 · 417
에필로그 · 568
첨부-질문 목록 · 573
감사의 말 · 578
탈출(피나콜라다 노래) · 579
리뷰
책속에서
파티장 안을 둘러보니 나 말고 다른 여자들은 하나같이 속이 비치는 블라우스나 스키니 진, 스트랩 샌들 같은 차림이었다. 나는 그제야 ‘업무용 복장’이라는 게 ‘업무용 섹시함’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적어도 여기 모인 사람들에게는 그런 식으로 통하는 모양이었다. 모두가 근사해 보였고, 현재에 충실했다. 나는 걸치고 있는 재킷을 어떻게 해서든 최대한 가리려 했다. 한 팔로 허리를 감싸 안고, 다른 손으로는 와인 잔을 들어 턱 가까이 가져갔다.
“고마워요, 프랭크.” 목덜미에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끼며 내가 대답했다.
있어야 할 곳이 아닌 장소에 있다고 느낄 때면 땀이 비 오듯 흘러내리는 게 나의 기본적인 생체반응이다. 또 한 가지 반응으로, 같은 말을 반복한다.
“고마워요.”
나는 다시 한 번 말했다. 젠장, 앨리스. 지금 고맙다고 세 번 말한 거 알아?
왜 오늘 밤 그 일이 생각나는 걸까? 윌리엄이 중년 어쩌고 하는 질문을 해서? 시계는 확실히 재깍거리며 움직이고 있다. 9월이면 나도 어느덧 마흔다섯이 된다. 정확하게 엄마가 돌아가시던 때의 나이가 되는 것이다. 올해는 내 삶의 티핑포인트다.
지금까지 나는, 엄마가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늘 나보다 앞서 있다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위로해왔다. 엄마가 살면서 넘어서야 했던 모든 문턱을 난 아직 다 지나지 않았으므로, 어떤 면에서 엄마는 여전히 살아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내가 엄마의 나이를 넘어서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엄마가 넘어섰던 문턱이란 게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순간이 닥치면?
나는 윌리엄을 흘낏 쳐다봤다. 엄마는 이 사람을 허락했을까? 내 아이들은 좋아했을까? 내 일과, 결혼은?
“『창의적 대본 쓰기』? 그 책이 당신 바이블이었다고?” 윌리엄이 물었다.
이 책이 침대 옆 탁자에 근 5년 이상 놓여 있었음에도 그가 전혀 몰랐다는 사실, 또 과거에 이 책이 내게 무엇보다 소중했다는 사실은 이제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난 마음속에서 윌리엄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나도 문제지만, 당신도 이럴 땐 정말 밥맛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