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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0984489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19-12-04
책 소개
목차
prologue_ 왜 고통을 말하는 데 설득이 필요한가요?
1. 결혼하다
왜 사과 못 깎는 걸 걱정했을까?
착한 남자
사랑하니까 결혼하자?
걱정은 있었지만
어쩌다, 결혼
신부 입장
2. 시가를 만나다
시부의 보험 증서, 시모의 레시피
며느리가 그러라고 하디?
고부 사이 어색해질라
며느리가 미웠다 예뻤다
며느리를 오라 가라 할 권리
아들집 놔두고 카페를 왜 가냐
냉장고 문은 열지 마세요
시가 스타트업
똑똑한 며느리
딸 같은 며느리
앞치마는 배려일까?
시가와 며느리, 혐오와 희망
3. 가부장제를 고발하다
효자도 아니면서
남편은 돌봄노동을 모른다
남편은 가사노동을 미룬다
딸이니까, 며느리니까
남편은 뭐래?
결혼했는데 왜 입사하셨어요?
여자에게 좋은 직업이라고?
결혼해주세요, 임신해주세요, 나가 주세요
4. 오늘의 결혼을 거부하다
가족은 건드리지 마?
여자에게 좋은 결혼은 없다
견뎌야만 하는 걸까?
명절을 거부하다
며느리의 몫도 탓도 아니다
고부 갈등을 거부하다
시가와 며느리 사이 괜찮은 거리
페미 전사 꿈나무 남편
1인 1침대
결혼이 아니더라도
며느리 사표
결혼에도 상상력이 필요하다
epilogue_ 당신을 사랑하기 위해서 가부장제를 버린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왜 하필 사과일까? 집안일은 아무래도 여자가 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여긴 거라면, 결혼 전의 나는 과일 깎기 외에도 걱정해야 할 게 수십에서 수백 가지는 되었을 것이다.
씻긴 과일들과 칼이 내 앞에 자동으로 놓이자, 나는 스스로 나서서 “제가 과일 깎을게요”라고 했던 것은 잊어버리고 약간 어리둥절한 기분이 되고 말았다. 내가 왜 지금 이 집에서 이걸 앞에 두고 있어야 하지? 남편과 시부는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데? 저들도 지금 아무 할 일이 없고 그저 텔레비전을 보는 중인데? 나는 왜 종종거리며 하는 일 없이 바쁘고 불편한 마음으로 시모 곁을 따라다녀야 하는 거지? 시모가 부엌을 벗어나지 않는 이상 나도 절대 어디로도 가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은 뭐지? 과일 접시를 앞에 두고 왜 나는 불편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할 일이 생겼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거지? 거대한 부조리에 갇힌 것만 같았다.
여성의 신체에 대한 권리는 본인보다도 그를 ‘소유’한 남자와 남자의 가족, 넓게는 사회에까지 속하는 모양이다. 아이를 낳을지 말지, 아이를 누구와 언제 어떻게 낳을지를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까지 침해한다. 가임기 지도를 만들어 출생률을 높이려는 국가는 말할 것도 없고, 나이가 많으니 하루라도 빨리 임신하라고 재촉하는 시가, 임신을 위해 자궁 질병을 당장 치료하거나 치료를 미루라고 하는 시가가 그렇다. 건강상 제왕절개가 필수적인 며느리에게 태아의 지능이 낮아진다는 비과학적인 이유로 자연분만을 고집하는 시부모가 텔레비전에 떡 하니 나오는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