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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0984786
· 쪽수 : 688쪽
· 출판일 : 2019-12-11
책 소개
목차
제1부 미래에서 온 살인자 9
제2부 열두 명이 사라진 밤 325
작가의 말 685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봉수가 옆에 있었다면,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잖아’라고 말해주었겠지만,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이 여행은 우환이 하고 있고, 봉수는 떠나지도 않았다.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비슷한 인생 같지만 봉수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과 함께 꿈꾸는 인생이 있었다. 그래서 봉수는 우환보다 늦게 주방 보조를 시작했지만, 주방장이 여행을 권한 사람은 우환이 된 것이다. 희망이 눈에 띄는 것처럼 절망도 그렇다. 누구나 우환을 보면 그 여행을 권했을 것이다. ‘죽어도, 괜찮은 거잖아? 굳이 살고 싶은 마음, 없는 거잖아’라고 묻는 것과 같은 의미로.
우환은 얼른 들어가서 윗옷을 걸치고 바로 주방으로 갔다. 사태와 양지를 썰어서 두 개의 그릇에 담았다. 양을 꺼내 썰고 담았다. 솥에서 국물을 떠서 부었다. 들고 나가려다 다시 놓았다. 냉장고 문을 열고 사태와 양지를 다시 꺼냈다. 사태와 양지를 다시 썰었다. 수북이 담았다. 그릇이 가득 찼다. 두 개의 그릇을 순희와 강희 앞에 놓았다.
죽음을 예상하는 것과 목도하는 것은 달랐다. 죽은 자들의 몸은 비로소 서두르는 게 없었다.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곳에 그들의 삶이 있었다. 저렇게 누운 채로 파도가 밀어내는 대로 들썩거릴 한가로운 사람들이 못 되었다. 우환은 자신이 저지른 일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게 되었다. 돌아가야 할 사람들을 머물게 했고, 부지런히 살아야 할 사람들을 영원히 게으르게 만들었다.
“어제, 순희가 안 들어왔네.”
열두 구의 시체가 해변에서 발견된 충격적인 뉴스를 보며 종인은 말했다.